'파라오' 모하메드 살라(32)가 드디어 리버풀과 재계약을 눈앞에 뒀다는 소식이다. 토트넘 홋스퍼와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손흥민(32)과는 정반대 분위기다.
영국 '미러'는 8일(한국시간) "살라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올 시즌 내내 안필드에서 끊임없이 논의돼 왔다. 하지만 양측은 마침내 합의에 이르렀다"라며 "살라는 모든 의구심을 끝내기 위해 리버풀과 새로운 2년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막판 반전이 없는 한 살라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2년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는 아르네 슬롯 감독 귀에는 음악처럼 들릴 것이다. 그는 자신이 보석을 물려받았단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살라를 원하던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원하지 않던 결과다. 미러는 "이 소식은 살라를 빅스타 명단에 추가하려던 사우디 프로 리그에도 타격을 줄 것이다. 리버풀은 지난 여름 알 이티하드의 1억 5000만 파운드(약 2721억 원) 입찰을 거부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체는 "살라는 새로운 리버풀 계약에 동의하면서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중동에서 뛸 수 있는 기회에도 등을 돌렸다. 그는 사우디에 합류했다면 더 많은 자산을 벌어들일 수 있었지만, 존경하는 리버풀 팬들의 기쁨을 위해 머지사이드에서 더 많은 트로피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라고 강조했다.
길고 길었던 줄다리기가 끝나가는 분위기다. 살라는 당장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 계약이 끝난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다른 클럽과 자유롭게 사전 협상이 가능하기에 하루빨리 재계약이 필요한 상황.
살라는 대놓고 언론에 불만을 표출하며 리버풀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달 말 "글쎄, 이제 12월이 다 되어간다. 그러나 아직 클럽에 남으라는 제안은 전혀 받지 못했다. 아마 여기 남기보다는 이적할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폭탄 발언을 내놨다.
이어 그는 "알겠지만, 난 이 클럽에 오랫동안 있었다. 이런 팀은 없다. 하지만 결국 (재계약은) 내 손에 달려 있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12월인데 아직 미래에 대한 건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라며 "난 팬들을 사랑한다. 팬들도 나를 사랑한다. 결국엔 내 손이나 팬들의 손에 달려있지 않다. 기다리면서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살라다. 그는 아직도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해 실망스럽냐는 물음에 "물론이다. 곧 은퇴하지는 않을 테니 그저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PL) 우승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망스럽지만, 지켜보자"라고 답했다.
살라가 재계약을 촉구하는 여론을 만든 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9월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골 2도움을 터트린 뒤 "난 여름을 잘 보냈다. 이번 시즌이 리버풀에서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려고 노력했다. 그저 즐기고 싶을 뿐이다. (계약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자유롭게 축구를 할 수 있다.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살라는 "경기에 나오면서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클럽에서 아무도 내게 계약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래. 난 마지막 시즌을 뛰고 있어'라고 생각했다. 시즌이 끝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겠다"라며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는 "지금으로서는 리버풀에서 치르는 마지막 올드 트래포드 경기일 것 같다.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아무도 구단과 계약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지켜보자"라며 마지막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팬심을 활용해 리버풀의 제안을 받아내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스카이 스포츠' 소속 멜리사 레디는 "살라는 클럽이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도록 더 세게 압박했다. 그는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고,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안필드에 남길 선호한다. 살라는 아직 이적을 고려하지 않았고, 몇 년 더 최고 수준으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제는 살라와 리버풀이 타협안을 찾은 모양새다. 스카이 스포츠의 데이비드 온스테인에 따르면 양측은 한동안 협상을 진행해 왔고, 공식 제안만 남겨둔 상황이다. 살라도 리버풀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살라는 계약을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끌린 점에 불만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결국 살라는 최소 2027년 여름까지 리버풀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미러는 "리버풀 구단주인 팬웨이 스포츠 그룹(FSG)과 살라 간 타협안이 수개월의 협상 끝에 철저히 검토됐다. 살라의 오랜 에이전트인 라미 아바스는 리버풀 보드진에 3년 계약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처음에는 내년 여름이 종료된 뒤 1년 연장을 제안할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또한 매체는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살라는 2017년 입단한 리버풀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클럽 전설이 될 것이라는 성명을 공개했다. 걱정에 빠진 리버풀 팬들은 '살라는 불을 뿜었고, 이제 그에게 돈을 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들고 재계약 시위를 벌였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미러는 "살라는 이미 주급 40만 파운드(약 7억 2000만 원)를 넘게 받으면서 리버풀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그에게 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이 걸림돌이었다"라며 "FSG는 30대 선수들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길 꺼리고 있다. 이는 버질 반 다이크 재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이유와 마찬가지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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