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분 만에 IBK기업은행을 손쉽게 제압했지만, 심기는 여전히 불편해보였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사전 인터뷰에 이어 또 다시 1위 흥국생명 추격을 언급, 강한 선두 도약 의지를 드러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8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5, 25-21, 25-12)으로 승리했다. 5일 흥국생명전 풀세트 역전패 이후 이틀밖에 쉬지 못한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이며 오후 4시에 시작된 경기를 5시 23분에 끝냈다. 83분 압도적 셧아웃 완승이었다.
2위 현대건설은 3연승을 질주하며 1위 흥국생명과의 격차를 승점 4점으로 좁히고, 3위 IBK기업은행을 승점 8점 차이로 따돌렸다. 시즌 10승 3패(승점 30).
외국인선수 모마가 양 팀 최다인 24점(후위공격 10점)을 올리며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성공률이 65.71%에 달했다. 양효진은 블로킹 3개 포함 13점, 정지윤은 12점으로 지원 사격했고, 양효진은 V리그 여자부 역대 1호 1600블로킹 고지를 점령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육서영이 11점, 빅토리아가 10점에 그쳤다. 빅토리아의 공격성공률은 21.62%로, 현대건설의 수비가 그만큼 견고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경기 후 “2라운드에서 기업은행에 2-3으로 패했다보니 걱정이 많았는데 기업은행이 앞 경기 5세트 가서 지친 게 나타났다. 선수들에게 준비한대로 몰아붙이자고 했는데 잘 돼서 손쉽게 이겼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빅토리아의 공격성공률을 20%대로 묶은 요인에 대해서는 “빅토리아의 컨디션이 안 좋아보였고, 우리가 분석한대로 수비 위치가 좋았다”라며 “우리는 양효진, 모마가 득점을 비롯해 공격성공률이 좋았다. 수비를 비롯해 여러 가지가 준비한 대로 됐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강성형 감독은 인터뷰를 마친 뒤 금세 근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흥국(생명)을 누가 잡아야하는데…”라고 말하며 인터뷰장을 떠난 것.
현대건설은 1위 흥국생명에 승점 4점차 뒤진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12승 무패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1위를 노리기 위해선 본격적인 순위싸움의 시작인 3라운드부터 흥국생명과의 격차를 조금씩 좁혀야 한다.
강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도 “우리도 잘해야겠지만, 지난 경기에서 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을) 한 번 이겼으면 좋았을 것이다. 정관장도 흥국생명을 이겨야 격차가 좁혀진다. 흥국생명이 너무 앞서가다 보니 우리 힘만으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며 “일단 3라운드 3경기를 잘해놓고 흥국생명(20일 수원)을 만나서 정상 컨디션으로 잘해야 한다. 지금 체제가 더 길어지면 어려워진다. 우리가 한 번은 잡고 가야하지 않나 싶다”라고 1위를 향한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현대건설은 오는 12일 대전에서 정관장을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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