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리빙 레전드’ 오승환(42)이 최원태의 FA 보상 선수 이적 루머로 본의 아니게 홍역을 치렀다.
삼성은 지난 6일 최원태(27)와 4년간 계약금 24억 원, 연봉 합계 34억 원, 인센티브 합계 12억 원 등 총액 7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1군 통산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거둔 최원태를 영입하며 선발진 강화를 꾀했다.
삼성은 “다음 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 시즌 팀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 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FA 시장에서 A등급으로 분류된 최원태를 영입한 삼성은 최원태의 원 소속 구단인 LG 트윈스에 올 시즌 연봉(4억 원)의 200%와 20인 보호 선수 외 1명 혹은 연봉 300%를 보상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오승환이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고 언론에 계속 이름이 오르내렸다.
오승환은 삼성 구단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리빙 레전드다. 개인 통산 427세이브를 올리며 KBO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평가받는다. 개인 성적만 뛰어난 게 아니라 5차례 우승을 이끄는 등 팀 공헌도 역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은퇴 후 구단 역대 4번째이자 투수 최초 영구결번이 유력하다.
이에 삼성은 뒤늦게 “오승환처럼 상징성 있는 선수를 보호 선수 명단에서 풀 일은 없다”고 논란 진화에 나섰다.
오승환은 올 시즌 부침을 겪었지만 27세이브를 거두며 정해영(KIA 타이거즈)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전히 활용할 만한 가치는 존재한다.
하지만 삼성은 구위 저하를 이유로 오승환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반면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한 몇몇 투수들이 승선 기회를 얻었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그는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도 가을 무대를 처음 경험하는 후배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차 지명 출신 황동재는 "오승환 선배가 '내가 없어도 경기 잘하라'고 말씀하셨는데 눈물 흘릴 뻔했다”면서 "무뚝뚝해 보이지만 오승환 선배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저도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대인배다운 모습이었다.
조용히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오승환은 포스트시즌 엔트리 승선 불발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보상 선수 논란으로 또 한 번 아픔을 겪었다. 결국 상처는 오롯이 오승환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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