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완벽한 '정의 구현'이 있을까. 토트넘 홋스퍼전 MOTM(Man of the Match) 콜 파머(22, 첼시)가 이를 해냈다.
첼시는 9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토트넘 홋스퍼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첼시는 초반 두 골을 내주며 어려운 출발을 했지만, 후반 강력한 집중력과 공세를 앞세워 승점 3점을 챙겼다. 이 승리로 첼시는 승점 31점(9승 4무 2패)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유지했다.
첼시는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니콜라 잭슨이 홀로 최전방에 섰고 제이든 산초-콜 파머-페드로 네투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엔소 페르난데스-로메오 라비아가 중원을 채웠고 마르크 쿠쿠렐라-리바이 콜윌, 브누아 바디아실, 모이세스 카이세도, 로베르트 산체스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손흥민-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파페 사르-이브 비수마-데얀 쿨루셉스키가 중원에 섰다.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첼시는 초반 토트넘의 기세에 다소 휘둘렸다. 전반 5분, 쿠쿠렐라가 미끄러진 틈을 타 브레넌 존슨이 공을 가로챘고, 그의 크로스를 솔란케가 마무리하며 토트넘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전반 11분에는 쿨루셉스키의 개인 돌파와 왼발 슈팅으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갔다.
첼시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8분, 산초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후반전, 콜 파머가 두 차례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9분에는 파머의 패스를 받은 엔소 페르난데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뒤집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코너킥 상황에서 추격골을 기록했으나, 이는 첼시의 승리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첼시는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지켜냈다.
이 경기는 너무도 어수선했다. 토트넘 홈팬들이 경기장 내내 첼시 선수들을 향해 이물질을 던지며 경기를 방해했다. 킥오프 전 카드 섹션에서 사용된 카드가 경기 중 첼시 선수들을 향해 던져졌으며, 이로 인해 코너킥 상황에서 경기가 지연되기도 했다. 토트넘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팬들을 향해 그만할 것을 요구했으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팬들은 계속해서 이 카드를 첼시 선수들에게 집어 던졌다.
이 경기 최고의 선수는 단연 콜 파머였다. 89분을 소화한 파머는 페널티킥 골 2골 이외에도 슈팅 4회, 패스 성공률 79%(33/42), 기회 창출 4회, 상대 박스 내 터치 7회,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5회를 기록하면서 토트넘 수비진을 휘저었다.
경기 종료 후 프리미어리그는 이 경기 MOTM으로 파머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MOTM은 팬들이 직접 투표로 뽑은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파머는 무려 80.7%의 압도적인 투표를 받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진행한 파머는 "페널티 킥을 차기 전 상황, 시간을 보니 어수선했다. 골키퍼가 뛰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 찍어 차면 편히 득점하겠다 싶었다"라며 파넨카를 시도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경기 내내 토트넘 홈팬들의 '투척' 비매너에 크게 시달렸던 파머는 경기 종료 후 토트넘을 상징하는 구단의 '닭' 엠블럼 앞에서 MOTM 인증샷을 남겼다. 완벽한 정의구현이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