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과 언쟁? 이기려고 하다보면...” 김호철-아본단자 날선 신경전, 그날 코트에서는 왜 고성이 오고 갔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12.09 06: 01

지난 5일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과 감독과 날선 신경전을 펼친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이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바라보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지난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5-21, 25-22, 20-25, 16-25, 9-15) 역전패를 당했다. 2세트까지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3세트부터 조직력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다 잡은 대어를 놓쳤다. 외국인선수 빅토리아의 양 팀 최다 31점(공격성공률 44.62%) 활약은 빛이 바랬다. 
8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만난 김호철 감독은 5일 패배가 아쉽지 않았냐는 질문에 “경기는 질 때마다 늘 아쉽다”라고 답하며 “이길 수 있는 찬스가 왔음에도 못 이긴 건 아직 우리가 그 정도 실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가 조금 더 팀이 견고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어려울 때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정신력, 이기려고 하는 승부욕 등이 필요하다. 우리가 더 좋아져야한다는 걸 느낀 경기였다”라고 복기했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 KOVO 제공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 KOVO 제공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이슈는 ‘적장’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의 언쟁이었다. 2세트 도중 정윤주(흥국생명)의 오버넷을 비디오 판독하는 과정에서 양 팀 감독이 고성을 오가며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김호철 감독은 주장 김수지가 아닌 김연경이 항의한 점을 거칠게 지적했고, 아본단자 감독은 심판진을 향해 규정의 일관성을 주장했다.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주먹을 날리는 다소 거친 액션을 취하기도 했다. 
양 팀 사령탑은 경기가 끝난 뒤 ‘이탈리아어’라는 공통 분모를 앞세워 오해를 풀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이며, 김호철 감독은 현역 시절 이탈리아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어 이탈리아어가 유창하다. 아본단자 감독은 5일 “김호철 감독이 이탈리아어를 할 수 있어 내가 의사 표현을 쉽게 할 수 있다”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흥국생명 김연경 / KOVO 제공
김호철 감독은 8일 “당시 경기가 끝나고 나서 아본단자 감독과 둘이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도중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서로가 이기려고 하다보면 과한 게 나올 수도 있다”라며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고를 떠나서 규정과 규칙이 있는 거고, 거기에 준해서 심판이 봐주면 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5일 경기 풀세트 역전패 후유증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이틀밖에 쉬지 못한 IBK기업은행은 8일 현대건설에 83분 만에 세트 스코어 0-3(15-25, 21-25, 12-25) 완패를 당하며 6연승 뒤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2위 현대건설과의 격차가 승점 8점까지 벌어졌고, 반대로 4위 정관장에 승점 1점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에이스 빅토리아를 비롯해 주전 선수들 모두 극심한 체력 저하를 호소한 게 패인이었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 KOVO 제공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지친 거 같다. 안에서 움직이지도 못 했다. 몸이 안 되니까 정신력, 집중력도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물론 안 될 때도 코트에서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와 눈빛이 보여야하는데 아무리 요구를 해도 오늘(8일)은 안 됐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13일 홈에서 다시 1위 흥국생명과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김호철 감독은 “오늘(8일)보다는 잘하겠죠”라고 웃으며 “다시 팀을 재정비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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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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