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보다는 비즈니스였다. 뉴욕 양키스도 후안 소토 영입전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FA 최대어’ 후안 소토 쟁탈전이 드디어 끝났다. 승자는 뉴욕 메츠였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9일(이하 한국시간) 소토 쟁탈전의 승자가 메츠라고 보도했다. 메츠는 소토와 15년 7억6500만 달러(1조975억원) 규모에 계약에 합의했다.
‘ESPN’ 등은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소토가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8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5시즌 이후에는 옵트아웃을 발동할 수 있는 조항까지 포함됐다. 지불유예를 뜻하는 디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소토는 15년 계약 기간 내에 온전히 7억6500만 달러를 받는 것.
이로써 소토는 1년 만에 프로스포츠 최고액 계약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가 10년 7억 달러(1조 50억원) 계약을 맺으면서 최고액의 주인공이 됐는데, 소토가 이를 1년 만에 깨뜨린 것.
아울러 오타니는 10년 계약기간 동안 2000만 달러만 받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를 계약기간이 끝나는 2034년부터 2043년까지 수령하는 디퍼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면 오타니 계약의 실질적 가치는 4억6000만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이 마저도 소토가 뛰어넘었다.
소토 영입전에서 살아남은 팀은 최종 5팀. 경쟁에서 승리한 뉴욕 메츠를 비롯해 원 소속팀 뉴욕 양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LA 다저스까지 소토에게 모두 6억 달러 이상을 입찰했다. 마지막까지 입찰 경쟁을 펼친 팀은 뉴욕의 두 팀이었다. 메츠와 양키스가 경쟁을 펼치면서 입찰액은 7억 달러를 돌파했다. 결국 메츠가 소토를 품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친 양키스, 그리고 보스턴까지 막판에 입찰액을 올리면서 대항했다. 보스턴 매체 ‘매스 라이브’는 ‘소식통에 따르면 보스턴도 15년 7억 달러의 마지막 최종 제안을 했다. 하지만 윈터미팅이 시작된 이후 영입 가능성은 점점 비관적으로 바뀌었다’라고 설명했다.
보스턴보다는 양키스가 소토 영입전 승자에 더 가까웠다. 뉴욕 매체 ‘SNY’의 앤디 마르티노 기자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양키스는 지난 주말과 오늘 오후 늦게까지 소토 영입 경쟁에서 앞서있었다. 메츠의 구단주 스티브 코헨은 가장 늦게 입찰을 하면서 계약을 따냈다’라고 설명했다. 양키스가 소토에 오퍼한 금액은 16년 7억6000만 달러(1조903억원)였다.
디퍼와 옵트아웃 등 세부조항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계약 총액은 낮지만, 대신 계약 기간이 1년 더 길었다. 양키스도 역대급 제안을 펼친 것. 그러나 소토는 결국 막판에 최종 제시액을 더 크게 써낸 메츠로 향하게 됐다.
연평균금액 차이로 따지면 많은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없다. 메츠의 5100만 달러, 양키스는 4750만 달러다. 350만 달러 차이. 한화로 50억원 가량의 차이다. 이 차이가 소토의 선택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소토는 즐겁게 한 시즌을 보냈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다. 157경기 타율 2할8푼8리(576타수 166안타) 41홈런 109타점 OPS .988 wRC+(조정득점생산력) 180, fWAR 8.1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간판스타 애런 저지와의 사이도 원만했다. 월드시리즈 직후 “양키스라는 승리할 수 있는 팀을 떠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팀은 나에게 분명히 특별하다. 굉장한 팀이었고 여기서 알게 된 동료 및 구단 관계자들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거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양키스에 대한 소토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소토 영입전을 사실상 실시간 중계를 한 존 헤이먼도 8일 오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소토 영입전에서 모든 조건이 동등할 때, 양키스가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애런 저지다’라며 ‘저지는 소토가 자신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또 소토는 라인업에서 저지의 뒤에서 효과를 받는 것을 좋아하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역할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루머가 있다’라고 밝혔다.
저지는 2022년 12월, 양키스와 9년 36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소토는 자신의 두배에 달하는 계약을 하겠지만 저지는 개의치 않고 소토와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그러나 결국 소토는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더 인정해주는 곳으로 향했다. FA 시장에서는 1년의 아름다운 추억보다는 비즈니스가 우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