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외야수 다쓰미, 아버지와 공개 설전
[OSEN=백종인 객원기자] 아버지의 사과가 발단이다. 아들 때문에 불쾌함을 느낀 분들께 죄송하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렸다. 이를 본 아들은 참을 수 없다.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라며 발끈한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외야수 다쓰미 료스케(27)와 그의 부친 다쓰미 코조(68)의 얘기다. 서로 공개적인 저격을 서슴지 않는다.
아들은 화제의 인물이다. 지난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단연 눈길을 끌었다. 온몸에 금칠을 하고 나타난 탓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황금색이다. 머리카락과 입술도 번쩍인다. 당연히 수많은 카메라가 그 앞에 몰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못 마땅하다. 자신의 X에 이런 글을 올렸다. “시상식은 표창을 받는 다른 선수들, 운영하는 주최 측, 지켜보는 팬들 모두의 것이다. (아들의 너무 튀는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낀 분들에게 사과 말씀드린다.”
타깃은 아들에서 멈추지 않는다. 며느리에게도 향한다. “도저히 세리나(며느리)가 료스케(아들)를 생각하고 있다고는 느낄 수 없다.” 그러니까 이런 말이다. ‘며느리가 시켜서, 혹은 연출해서, 아들이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아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부인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반박한다. 강도가 제법 세다. 살뜰한 부자 사이는 아닌 게 확실하다. 이런 주장이다.
“아버지라는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세상에 옆에서 누가 시킨다고 그렇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아내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말을 들은 적 없다.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다.”
이런 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자 사이에 감정의 골이 꽤 깊다.
2년 전이다. 아들에게 여자가 생겼다. 11세 연상이다. 본명은 스즈키 시오리, 활동명은 세리나다. 컨설팅 사업가이자, 유튜버다.
책도 하나 썼다. ‘긴자의 No.1 호스티스’라는 제목이다. 자전적 내용이 담겼다. 15살에 드롭아웃(중학교 중퇴), 17살에 임신, 18살에 출산. 세 번의 결혼과 이혼 경력을 숨기지 않는다.
늦게 얻은 외동아들이다. 교제를 한사코 반대했다. 하지만 소용없다. 둘 사이에 아이가 생겼다. 결혼을 강행한다. 그러면서 부모 자식 사이가 멀어진다.
참다못한 아버지가 여기저기 언론사를 찾아다닌다. 폭로하는 인터뷰가 진행된다. 주로 이런 내용이다. “야구밖에 모르는 착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여자를 만나면서 사람이 달라졌다.”
우리 식으로 하면 가스라이팅이다. 이들은 세뇌(洗腦)라고 표현한다. 아들을 조종하는 며느리는 ‘세뇌처’로 불렸다.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아들 내외는 독친(毒親)이라는 단어를 쓴다. ‘자녀에게 독이 되는 부모’라는 뜻이다.
적지 않은 돈 문제도 얽힌다.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 경찰 긴급 출동 같은 사회면 용어들도 한 번씩 등장한다. 자연히 부모 자식 관계는 절연 상태다.
최근 들어 달라진 점이 있다. 미디어의 자세다.
일본은 구분이 확실한 편이다. 기존 언론사는 사생활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대중성을 추구하는, 혹은 폭로를 전문으로 하는 매체들이 주로 흥미를 갖는다. 이들 부자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니다. 온몸 금칠에서 비롯된 부자간의 감정 싸움은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유수의 미디어도 다룬다. 아마도 다쓰미의 체급이 (일본 대표팀 주축 선수로) 높아지고, 골든글러브 시상식이라는 무대가 주는 무게감 탓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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