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변신은 첫 규정타석으로 돌아왔다.
KIA 타이거즈 이우성(30)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대변신을 택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외야수에서 1루수로 변신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외야수와 1루수를 병행을 선택했다. 마무리 캠프내내 1루 수비훈련에 매달렸다. 비시즌 기간중에서도 1루수 적응에 구슬땀을 흘렸다. 배팅머신으로 1루 땅볼 처리 훈련도 했다.
작년 시즌 1루수 주전이 없던 점을 감안해 자신의 출전기회를 늘리면서도 팀을 위한 변신이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실전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루수 수비에 올인한 덕택이었다. 이우성이 1루로 이동하면서 나성범 최원준 소크라테스 브리토로 이어지는 외야진을 가동할 수 있었다.
성적으로도 성공적인 변신이었다. 3~4월 31경기에 출전해 3할3푼3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5월도 22경기 3할1푼1리, 6월도 22경기에 출전해 3할 2리를 기록했다. 팀도 1위에 올랐다. 이우성의 1루변신은 꿩도 먹고 알도 먹는 효과를 가져왔다. 첫 풀타임 3할 타자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잘나가는 듯 했으나 부상에 발목잡혔다. 6월27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내야안타를 때리고 1루에 전력질주를 하다 오른쪽 허벅지 힘줄 손상을 입었다. 3할1푼7리 8홈런 46타점 47득점의 우등성적을 내고 딱 40일간 자리를 비웠다. 1루수 빈자리는 변우혁과 서건창이 메웠다.
부상을 8월7일 복귀해 시즌을 마칠때까지 엔트리를 지켰다. 다만 좀처럼 전반기에 보여준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8월 19경기 2할4푼6리로 주춤했고 9월은 1할9푼6리로 부진했다. 두 달간의 부진으로 인해 3할 타율에 실패했다. 2할8푼8리, 9홈런, 54타점 56득점, 7도루 OPS .762를 기록했다.
다소 아쉬운 수치였다. 그래도 449타석을 소화해 데뷔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웠다. 풀타임은 못했지만 대단히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출전해 1할6푼7리에 그쳤지만 2차전 1회말 5-0으로 승기를 가져오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는 등 승리에 기여했다. 마침내 4승1패로 삼성을 꺾고 감격의 첫 우승반지를 손에 끼였다.
결과적으로 이우성의 1루 변신은 자신도 살고 팀도 살렸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복귀후 부진으로 인해 1루수 주전이 됐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변우혁이 월등한 수비력과 187타석 3할4리의 고타율로 유력 경쟁자로 떠올랐다. 그래서 이우성은 내년에도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게다가 새로운 외국인타자의 포지션도 변수이다. KIA는 3년동안 뛰었던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보다 강한 장타력을 갖춘 외인을 물색하고 있다. 포지션은 외야와 내야에 특정하지 않고 있다. 만일 1루수를 뽑는다면 이우성은 다시 외야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적임자가 없다면 소크라테스와 재계약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올해처럼 1루와 외야를 병행하며 팀에 운용의 묘를 살려줄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