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중 도취? 외화내빈이다” 허구연 총재, 왜 쓴소리로 ‘일구대상’ 소감을 말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4.12.10 22: 40

"외화내빈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10일 서울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수상했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회장 김광수)는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허구연 총재를 일구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KBO 총재가 일구대상을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다. 

10일 오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이 진행됐다.이날 시상식은 2024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던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공동 다승왕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최고 타자와 최고 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KBO 허구연 총재가 일구대상을 수상한뒤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   2024.12.10 / soul1014@osen.co.kr

10일 오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이 진행됐다.이날 시상식은 2024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던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공동 다승왕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최고 타자와 최고 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KBO 허구연 총재가 일구대상을 수상한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2.10 / soul1014@osen.co.kr

11월 중순 선정위원회를 개최한 김광수 일구회 회장은 허구연 총재의 일구대상 선정 이유에 대해 “허 총재는 책상 위에서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현장을 파악하고 근본 시스템에 칼을 대는 결단력을 나타냈다. 한국야구를 이끄는 KBO 수장이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올해 KBO리그는 역대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달성하며, 국내 최고의 프로스포츠 위상을 높였다. 허구연 총재는 해설위원 시절, 야구용어 정립과 인프라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한 것처럼 KBO 총재로 오른 뒤에도 혁신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여러 제도를 도입했고, 역대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발판이 됐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은 공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해설위원 시절부터 야구장 인프라 확충 및 개선에 힘쓴 것은 야구장이 가성비 좋은 여가 활동을 즐기는 공간으로 여심을 저격해 여성팬 확대로 이어졌다. 
KBO는 티빙과 3년간 1350억 원(연간 450억 원)에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한국 스포츠 사상 최대 금액이며, 구단 재정에 큰 힘이 돼 10개 구단 모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티빙은 짧은 동영상 등을 팬들이 활용할 수 있게 했고, 프로야구가 ‘즐길거리’로 자리잡게 됐다. 
허구연 KBO 총재 168 2024.10.29 / foto0307@osen.co.kr
일구대상을 수상한 허구연 총재는 "이 상은 야구계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뛰는 선수, 코치, 프런트의 노고가 결정체였다. 그리고 야구팬들의 성원이 올해 1000만 관중 돌파하고, 넘버 원 스포츠로 자리잡는데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후 쓴소리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허 총재는 "사람이라면 늘 걱정이 많지만 한국 야구가 과연 어디에 와 있는가, 굉장히 많이 생각한다. 어디인지, 무엇인지, 갈길이 멀고 길구나 생각도 많이한다"며 "우리 야구는 한편으로 보면 외화내빈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변 확대, 기술력 향상, 국제 경쟁력, 인프라 확충, 지도자 자질 향상 등 문제가 숱하게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허 총재는 "1000만 관중에 도취하는 순간, 900만, 800만으로 떨어질 가능성 상당히 높다. 야구계가 모두 힘을 합쳐 계속해서 1000만 관중, 그 이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 일본과 비교하기에는 여러 면에서 힘들다. 일본은 12개팀이 팀당 143경기를 하는데 올해 2670만 관중을 기록했다. 미국은 7100만명이다. 야구인들이 가슴에 새기면서 프로야구가 스포츠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탁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화끈한 타격전으로 쿠바 대표팀에 2연승을 거뒀다.  프리미어12 대회 출전을 앞둔 한국은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베이스볼 시리즈'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13-3으로 크게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허구연 총재를 비롯한 양팀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02 /sunday@osen.co.kr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이날 시상식에서는 퓨처스(2군)리그, KBO리그 투타 개인 부문별 1위 선수와 KBO 수비상에 대한 시상과 함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 주인공이 발표됐다.김택연, 허구연 총재, 김도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26 /cej@osen.co.kr
시상식 도중 고 장효조의 영상이 잠시 소개되기도 했다. 허구연 총재는 "어려운 시절 40도 넘는 대구구장에서도 야구를 했다. 지금 1000만 관중 돌파는 선배들, 고인이 되신 분들의 노력이 오늘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많은 연봉을 받지 않으면서도 야구 발전에 공헌했다. 이를 새기면서 내년에 더 많은 관중들이 오고, 팬들에게 더 사랑받는 야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KBO가 그렇게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 총재는 "한화의 신구장이 개장하면 1000만 관중에 도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앞당겨졌다. 1000만 관중 돌파는 예상치 못한 팬들의 성원 덕분에 가능했다. 김도영 선수가 여기 있는데, 젊은 선수들이 잘하면서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의 조화가 계속 이뤄져야 프로야구가 No. 1 스포츠를 계속 지켜갈 것이다"고 당부했다. 
허구연 총재는 경남고와 고려대를 거쳐 한일은행에서 야구 선수로 활약했고, 1986년 청보 핀토스 감독에 오르는 등 지도자 경험도 쌓았다.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MBC 해설위원에 발탁돼 2021년까지 마이크를 잡으며 해박한 야구 지식과 친근한 해설로 ‘한국의 빈 스컬리’로 불렸다. 2022년 3월 야구인 최초로 KBO 총재에 선임돼, KBO리그 황금기를 이끌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이 진행됐다.이날 시상식은 2024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던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공동 다승왕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최고 타자와 최고 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형대 뉴트리디데이 대표와 김성근 전 감독, 허구연 KBO 총재, 김광수 일구회장이 케익 커팅식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2.10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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