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이 열리는가.
KIA 타이거즈 박찬호(29)는 2024시즌 프로 커리어에서 정점을 찍었다.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2년 연속 풀타임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오는 13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을 차지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태세이다. 2025시즌에는 예비 FA 명단에도 오른다. 꽃길이 열린다.
시즌을 앞두고 박찬호는 2년 연속 3할 타율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멋지게 성공했다. 부상(10일)과 경조휴가(1일)로 11일 동안 엔트리에 빠졌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577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3할7리,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 OPS .749, 득점권 타율 3할5푼2리의 우등성적표를 받았다. 타율 관리 없이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뛰면서 완주했다.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가운데 최고 타율이었다. 전부문에서 고른 공격력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과 2차전은 주춤했으나 나머지 3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 3할1푼8리, 2루타 3개, 1타점, 7득점을 올리며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도 누렸다. 비FA 선수 가운데 최다연봉(3억 원) 값을 톡톡히 했다.
특히 KBO가 선정한 수비상 유격수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했다. 작년에는 LG 오지환과 공동수상을 했으나 올해는 90점을 얻어 82.5점을 얻은 오지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감독 및 코치, 단장까지 110명이 선정하는 상이어서 더욱 가치가 있다. 선수들이 직접 뽑는 리얼글러브 어워드 유격수 부문도 수상했다. 명실공히 박찬호는 KBO리그 간판 유격수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골든글러브 수상도 유력하다. 2년 연속 3할 타율과 수비왕에 오른데다 우승 프리미엄까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에서 가장 타고 싶은 상이었다. 매년 공격력과 수비력이 좋아지면서 작년 시상식에는 경쟁도 벌였다. 오지환에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식장을 찾아 꽃다발을 전하며 축하를 했다. 올해는 자신이 받겠다는 의지의 모습이었고 이제는 자신이 축하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우승 유격수 칭호에 만일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다면 최고의 시즌을 완성하는 셈이다. 본인은 장타력에 항상 아쉬움을 표하고 있지만 탄탄한 수비력과 득점과 안타 등으로 상쇄시켰다. 나이와 경력, 기량으로 본다면 내년에는 타격 능력이 향상되면서 또 다시 커리어하이를 찍을 수 있다. 타율 꼴찌였던 선수가 꾸준한 노력으로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우뚝 섰다.
예비 FA라는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수비력과 기동력, 근성까지 갖춘 3할 타자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받고 있다. 대우조건도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FA 시장에서 KT 위즈를 떠나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심우준은 4년 최대 50억 원을 받았다. 내년의 성적이 중요하겠지만 박찬호는 이미 검증을 받은 유격수여서 60억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더욱 내년시즌 꽃길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각오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