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3라운드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6-24, 25-18, 25-18)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개막 1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흥국생명이 13연승을 기록한 것은 2007-2008시즌 13연승을 기록한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에도 흥국생명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16년이 지난 뒤에도 변함없이 흥국생명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17득점(공격성공률 56.0%)을 기록하며 구단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 달성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3연승을 해서 너무 좋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개막 연승을 이어가고 있어서 기쁘다. 오늘은 1세트에 고비가 있었지만 잘 넘어가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연승에 연연하지 않고 1경기 1경기에 집중하겠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16년 전 기록한 13연승에 대해 김연경은 “사실 16년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라고 웃으며 “아까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그랬나요?’라고 되물어봤다. 그 때도 시즌 초반이 좋았고 잘나갔던 것 같다. 그 때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 16년 전은 기억이 잘 안난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3라운드를 잘 마무리하고 올스타전을 맞이하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기록은 현대건설이 2021-2022시즌 달성한 16연승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2020-2021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고 2021-2022시즌 개막 15연승을 질주하며 16연승을 거뒀다. 개막 최다연승은 역시 현대건설이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 기록한 15연승이 최고 기록이다.
김연경은 16연승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조심스럽다. 연승에 연연하고 있는 선수는 없는 것 같다. 이기는 것은 너무 좋지만 지는 순간도 언젠가는 올거라고 생각한다. 그 때를 잘 넘어가기 위해 언제나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올 시즌 흥국생명이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졌다며 멘탈리티를 강조했다. 김연경 역시 “올 시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경기를 준비하는게 달라진 것 같다. 중요한 순간 집중하는 것도 달라졌다. 팀 분위기 자체는 정말 좋다. 서로 도와주며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지 얘기한다. 선수 개개인이 감독님의 배구를 잘 이해하고 코트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치료와 트레이닝 파트도 관리를 잘해주고 있다. 여러가지로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았나 싶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올 시즌 흥국생명이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팀을 생각한다면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가고 있다”라며 웃은 김연경은 “이렇게 연승으로 계속해서 승리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올해 각 팀마다 FA로 영입된 선수들도 많아서 나름 다들 보강이 크다고 생각했다. 모든 팀들이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낼거라고 생각해서 사실 긴장 아닌 긴장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는 잘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몸이 좋아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훈련도 많이 했고 몸상태는 생각보다 좋은 것 같다. 꾸준하게 6라운드, 플레이오프, 챔프전가지 가는게 목표가 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은 이날 17득점으로 V-리그 통산 4987득점을 기록했다. 역대 최소경기 5000득점까지는 13득점밖에 남지 않았다. 5000득점 기록 이야기를 들은 김연경은 “제가 1등인가요?”라고 되물은 뒤 그건 아니라는 답변을 듣자 “그놈의 양효진이 계속 앞에 있어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서 “기록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너무 오랫동안 하고 있다. 양효진이 먼저해서 기분이 좋다. 그 뒤를 이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