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 후안 소토(26)가 프로스포츠 역사를 뒤흔들 엄청난 계약을 맺었다.
소토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메츠와 15년 7억6500만 달러(약 1조947억원)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겨울 오타니 쇼헤이(다저스)가 맺은 10년 7억 달러(약 1조17억원)를 가볍게 넘어서는 역대 프로스포츠 최대 계약이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소토는 통산 936경기 타율 2할8푼5리(3280타수 934안타) 201홈런 592타점 655득점 57도루 OPS .953를 기록했다. 양키스에서 뛴 올해는 157경기 타율 2할8푼8리(576타수 166안타) 41홈런 109타점 128득점 7도루 OPS .989를 기록하며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소토는 내년 26세 시즌을 보내는 어린 나이에 FA 자격을 얻으면서 FA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오타니를 넘어서는 계약을 따냈다. 오타니가 계약의 97%에 달하는 6억8000만 달러(약 9734억원)를 지연지급 받아 실제 계약 가치는 4억6000만 달러(약 6585억원) 정도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소토의 계약은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매체 폭스스포츠는 지난 10일 “워싱턴에 남았다면 소토는 워싱턴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소토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훨씬 더 큰 그림을 말이다. 워싱턴 시절 구단이 제안한 연장계약 금액은 15년 4억4000만 달러(약 6307억원)였다. 소토는 이 제안을 거절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샌디에이고를 거쳐 양키스에 온 소토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이러한 활약 때문에 그를 노리는 팀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했다. 보도에 따르면 4팀이 최소 7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제안했다”라며 소토의 엄청난 계약을 맺은 과정을 전했다.
샌디에이고 시절 소토와 함께했던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올해 시즌은 소토가 이런 계약을 따내기 위한 활약이었다. 누구도 이런 금액을 예측하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 이 정도 돈을 받는다면 그건 후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소토의 계약은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는 계약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타겸업 선수로 활약하며 아메리칸리그에서 만장일치 MVP를 두 차례 수상하고 FA 시장에 나온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7억 달러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지만 소토는 MVP 수상 경력이 없음에도 오타니를 크게 뛰어넘었다.
소토와 비슷하게 25세 시즌을 마치고 시장에 나온 프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는 13년 3억3000만 달러(4722억원) 계약을 맺었고 현재 메이저리그 최강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애런 저지(양키스)는 62홈런을 기록한 뒤 시장에 나와 9년 3억6000만 달러(약 5152억원)에 계약했다. 하퍼(내셔널리그 MVP 1회)와 저지(아메리칸리그 MVP 1회)는 시장에 나왔을 당시 MVP 2회 수상 경력이 있었지만 두 선수의 계약 규모를 합해도 소토에 미치지 못한다.
“양키스가 포스트시즌에서 점점 높은 단계로 올라갈수록 소토의 계약 금액도 점점 높아졌다”라고 언급한 폭스스포츠는 “5억 달러? 6억 달러? 7억 달러?! 특히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이 무제한으로 소토 영입에 나선다는 소식에 숫자는 점점 비현실적으로 달라졌다. 코헨이 무엇인가를 원하고 그것이 돈에 결정된다면 그는 그것을 얻을 능력이 있었다. 소토의 경우 그것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파격적인 계약을 의미했다”라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경우 지연지급 때문에 실제 계약 가치는 4억 6000만 달러로 낮아지고 일본 최고의 스타라는 점 덕분에 다저스가 마케팅, 광고 수익 등으로 계약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 반면 소토에게는 이러한 야구 외적인 가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폭스스포츠는 “오타니가 세 번째 MVP를 수상하고 다저스를 첫 시즌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구단은 이미 충분히 투자 비용을 회수했다. 오타니의 국제적인 인기와 다저스 구단주 그룹의 재정 운용 능력 덕분에 다양한 수익원이 열렸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하면서 “소토는 그런 비야구적인 가치를 재현할 수 없다. 또한 그는 평균 이하의 수비와 주루 때문에 생산성이 제한된다. 계약 중반쯤에는 코너 외야수로 밀려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솔직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라며 소토의 계약을 놀라워했다.
그렇지만 소토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선수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직 MVP 수상 경력은 없지만 7시즌 동안 5차례 MVP 투표 상위 9위 안에 들었갔고 데뷔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5번째로 높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을 기록했다.
폭스스포츠는 “소토의 계약에는 지연지급이 없다. 사치세 부담을 낮출 방법도 없다. 소토는 첫 5시즌 이후 옵트아웃을 할 수 있으며 메츠가 소토를 잡기 위해서는 남은 10년 동안 매년 400만 달러를 추가 지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계약 총액은 8억 달러(약 1조1450억원)를 넘어간다”면서 “이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지만 슈퍼스타의 20대 중후반을 사는 것과 30대 이후를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소토가 향후 5년 동안 매년 WAR 6~8을 기록하고 이후 10년 동안 WAR 4~8 정도를 기록한다면 그가 7억6500만 달러에서 8억5000만 달러를 받을 가치가 있다는 의미일까?”라고 반문한 폭스스포츠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잠재적인 보상을 위해서는 결국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소토가 선택한 팀도 이 질문에 답을 내리는데 중요한 요소다”라고 언급한 폭스스포츠는 “많은 구단들에 연간 5100만~5500만 달러를 지출하는 것은 경쟁력 있는 로스터를 구성하는데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코헨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알베르토 자코메티(1950-60년대 조각가)의 조각상을 구매하는데 1억100만 달러를 쓴 이후 또 1억4130만 달러로 다른 조각상을 구매한 적이 있다. 이 억만장자는 다른 구단주들과 전혀 다른 재정적인 차원에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치세나 추가 지출도 메츠를 꾸준히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목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코헨 구단주의 강력한 투자 의지를 이야기했다.
“코헨은 소토같은 재능있는 선수를 전성기에 영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라고 평한 폭스스포츠는 “비용이 얼마가 들든 최고의 FA 선수를 두고 벌어진 영입 경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면서 “소토를 영입했음에도 메츠의 내년 시즌 예상 페이롤은 올해보다 8500만 달러가 적다. 코헨은 추가영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15년 동안 플러싱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다면 메츠 팬들은 WAR 1에 얼마를 써야하는지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라며 소토의 계약이 결국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여부에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