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31경기+178⅓이닝, 우승 밑거름...황동하 김도현 등장은 하늘의 축복이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12.11 09: 40

하늘의 축복이었나. 
KIA 타이거즈 우완 김도현(24)과 황동하(22)는 2024시즌의 우승 주역이다. 선발투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워주었다. 불펜의 과부하를 막아주었고 결과적으로 통합우승의 결정적인 발판으로 작용했다. 전혀 기대치 않았던 두 투수의 등장은 KIA에게는 엄청난 호재로 작용했다.   
황동하는 정읍 인상고 출신으로 2022 2차 7라운드에 낙점을 받았다. 투수로 6라운드 이하의 하위권 지명을 받아 1군 주력투수가 되는 일은 드물다. 당시 1라운드 최지민, 3라운드 강병우, 4라운드 김찬민 등 투수들이 상위 지명을 얻었다. 상대적으로 황동하에게 쏠리는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김도현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고 환호하고 있다./OSEN DB

2022시즌이 시작되자 퓨처스팀에서 선발수업을 받으며 구위를 가다듬었다. "꽤 쓸만하다"는 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023시즌 데뷔 기회를 얻었다. 선발 뒤에 붙은 추격조 혹은 대체 선발투수로 13경기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승리없이 3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 6.61에 그쳤지만 마운드 운용능력을 보여주며 선발후보로 격상했다. 
황동하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진을 잡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OSEN DB
특히 12월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에서 한 달간 훈련에서 실마리를 마련했다. 구속이 빨라지고 무브먼트로 좋아졌다. 변화구의 각도 예리해지면서 기대감을 낳았다. 개막 5선발진에 들지 못했지만 스윙맨으로 활약을 했고 윌 크로우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대신 선발업무를 승계했다. 시즌 25경기(선발 21경기)에서 103⅓이닝을 던지며 5승7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최대 6이닝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묵직한 포심에 포크와 커브, 슬라이더까지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를 유인했다. 긴장하지 않는 듬직한 투구였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는 배짱까지 과시했다. 7라운드 투수의 드라마였다.  
김도현의 등장도 극적이었다. 2019 한화 2차 4라운드로 입단했다. 구위형 투수는 아니었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면서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유망주였지만 평균 직구 구속도 140km를 미치지 못했고 제구도 보완이 필요했다.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았고 2021시즌 도중 KIA로 트레이드 이적했다. 김이환에서 김도현으로 개명하고 현역으로 입대했다. 작년까지는 잊혀진 투수였다. 
김도현이 투구하고 있다./OSEN DB
2월 21일 제대와 함께 육성선수 신분으로 복귀해 퓨처스팀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그런데 많이 달라져있었다. 구속이 갑자기 폭증했고 퓨처스리그에서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다. 군복무를 하면서 스스로 갖은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였다. 곧바로 5월3일 1군 콜업을 받아 추격조 롱미들맨 보직을 맡았다. 꾸준히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경험을 쌓았고 윤영철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대체 선발로 기회를 잡았다. 
선발투수로 4이닝 또는 5이닝씩 막아내며 존재감을 보였다. 최고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렸고 완성도 높은 변화구로 상대를 제압했다. 급기야 9월24일 자신의 시즌 최종전 삼성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승리를 안았다. 35경기(선발 10경기) 4승6패3홀드,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5실점 조기강판한 양현종의 뒤를 이어 아웃카운트 7개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역전승과 우승에 기여했다. 
KIA 황동하./OSEN DB
두투수는 정규리그에서 178⅓이닝, 선발 31경기를 책임졌다. 그래서 황동하와 김도현이 없었다면 KIA의 퉁합우승은 어려웠다. 두 투수를 주력으로 이끌어낸 1~2군 코치진의 힘도 컸다. 내년에도 강력한 선발후보이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양현종, 윤영철과 함께 선발로 나선다. 이제는 6선발까지 가동할 수 있다. 황동하와 김도현이 놀라운 성장세로 선발진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후반기에는 이의리도 돌아온다. 신인 김태형도 선발경쟁에 뛰어들었다. KIA가 내년에도 우승후보로 불리우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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