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또다시 승리를 놓쳤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59)은 더욱 심한 경질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토트넘은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레인저스와 1-1로 비겼다. 공식전 5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
지난달 맨체스터 시티를 4-0으로 격파한 뒤 3무 2패로 부진을 이어간 토트넘은 승점 11로 리그 페이즈 9위에 머물렀다. 승점은 레인저스와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렸으며, 16강 직행권이 주어지는 8위권 진입을 위해 남은 호펜하임전, IF 엘프스보리전에서 승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경기 전부터 토트넘은 부상자가 속출해 쉽지 않은 라인업을 꾸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2-3-1 포메이션 속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2선에 티모 베르너-제임스 매디슨-브레넌 존슨을 세웠다. 중원은 이브 비수마와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책임졌고, 수비 라인은 데스티니 우도기-라두 드라구신-아치 그레이-페드로 포로로 구성됐다.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센터백 자원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반 더 벤, 측면 수비수 벤 데이비스의 부상 공백으로 본업이 아닌 그레이가 중앙 수비를 맡게 됐고, 공격진에서도 도미닉 솔란케 대신 손흥민이 원톱 역할을 맡아 부담이 컸다.
레인저스 역시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함자 이가마네가 선발 투입됐고, 2선에 르드반 일마즈-네딤 바이라미-바츨라프 체르니가 배치됐다. 허리는 니콜라 라스킨과 모하메드 디오망데가 지켰고, 백4 라인은 제프테-로빈 프뢰퍼르-존 수타-제임스 태버니어로 꾸려졌다. 골문은 잭 버틀란드가 맡았다.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공격을 주고받았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직후 매끄러운 패스 전개로 상대 박스 근처까지 진입했지만, 베르너의 마무리가 정확성을 잃었다. 레인저스도 전반 10분 바이라미가 역습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포스터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은 전반 12분 결정적 장면을 만들었다. 매디슨이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손흥민에게 정확한 컷백을 연결했으나, 손흥민의 논스톱 슈팅이 힘없이 골키퍼 손에 걸렸다. 레인저스는 체르니, 제프테 등을 앞세워 토트넘 뒤공간을 공략했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부상 변수가 나왔다. 전반 34분 레인저스의 수타가 별다른 충돌 없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레온 발로건이 급히 투입됐다.
토트넘은 부지런히 골을 노렸다. 전반 39분 베르너의 크로스에 존슨이 발을 갖다 댔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그마저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전반 종료 직전 레인저스의 체르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슈팅했지만 포스터에게 막히며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토트넘은 변화를 시도했다. 부진했던 베르너를 빼고 데얀 쿨루셉스키를 투입하며 공격 라인의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레인저스가 먼저 웃었다. 후반 2분 태버니어가 과감한 전진 이후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보냈고, 이가마네가 왼발 발리로 골망을 흔들며 1-0으로 앞서갔다. 토트넘 수비는 이가마네를 전혀 견제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후반 9분 손흥민, 쿨루셉스키, 존슨의 연계로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존슨의 한 방이 허공으로 뜨며 동점골 기회를 날렸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15분에 존슨, 벤탄쿠르, 비수마를 빼고 파페 사르, 도미닉 솔란케, 루카스 베리발을 동시에 투입하며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손흥민도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공격 패턴에 변화를 줬다.
토트넘의 동점골은 후반 30분에야 나왔다. 우측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한 솔란케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옆으로 연결하자, 쿨루셉스키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절묘하게 꺾이는 슈팅에 레인저스 골키퍼는 속수무책이었다.
레인저스가 결승골을 노렸다. 후반 40분 시리엘 데셀스가 완벽한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토트넘 골키퍼 포스터가 몸을 날려 그의 슈팅을 저지했다. 이후 후반 42분 데셀스가 다시 골망을 흔들었지만 명백한 오프사이드로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추가시간 3분 동안 양 팀은 간절히 결승골을 노렸지만, 더 이상 스코어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경기 후 “토트넘의 잊고 싶은 부진한 행보가 유럽 무대에서 레인저스와 비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라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경질 압박이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암울했던 전반전 경기력은 후반전에 들어 크게 개선됐지만 막판에 레인저스의 골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기에 토트넘에게 1-1 무승부는 후한 결과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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