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박찬호(29)가 작년 자신처럼 아쉽게 골든글러브를 놓친 SSG 랜더스 박성한(26)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박찬호는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총 288표 중 154표를 받아 득표율 53.5%를 기록하며 박성한(SSG, 118표)을 36표차로 아슬아슬하게 따돌렸다.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50순위)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박찬호는 1군 무대에 자리를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주자, 대수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2019년부터 주전선수로 발돋음했다. 매년 성장세를 보여준 박찬호는 지난해 130경기 타율 3할1리(452타수 136안타)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OPS .734를 기록하며 유격수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오지환(LG)에게 34표차로 밀리며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올해 134경기 타율 3할7리(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 OPS .749을 기록한 박찬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3할1푼8리(22타수 7안타) 1타점 7득점 OPS .830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KIA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고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찬호가 상을 받기 위해 시상식 무대로 올라가자 많은 사람들이 축하의 꽃다발을 건냈다. 2022년과 2023년 연달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오지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오지환의 축하인사를 들은 박찬호는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면서 “오늘 다른 상을 받으시는 줄 알았는데 이런 큰 뜻이 있었다. 멋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가는 것 같다. 이런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씩 나도 선배로서 조금씩 배워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찬호 역시 선배로서 작년 자신처럼 아쉽게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놓쳤던 박성한을 챙겼다. “(박)성한이가 축하한다고 인사를 해서 나도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한 번 안아줬다”라고 밝힌 박찬호는 “사실 작년에 내가 시상식에 기대가 없이 오기는 했지만 혼자서 아무것도 없이 돌아가니까 내 자신이 많이 초라하다고 느껴졌었다. 그 마음을 나도 알고 있다. 사실 어떻게 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냥 한 번 안아주고 고생했다고 말해줬다”라고 박성한을 격려했다.
박성한은 올해 137경기 타율 3할1리(489타수 147안타) 10홈런 67타점 78득점 13도루 OPS .791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프리미어12 국가대표에도 선발돼 4경기 타율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2타점 OPS .938로 맹타를 휘둘렀다. “성한이는 정말 좋은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박찬호는 “나이도 나보다 3살이나 어리다. 타격 능력은 이미 나를 넘어서 훨씬 좋은 선수다. 발전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36표차로 골든글러브를 놓친 박성한은 “내가 더 잘해야 한다. 더 잘하고 압도적으로 잘해서 압도적으로 표를 받을 수 있게 더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물론 아쉬웠지만 옆에서 응원해주신 팬분들과 구단 식구들까지 너무나도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보답을 하지 못한 기분이라 아쉽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솔직히 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찬호형이 잘했으니까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박성한은 “찬호형도 고생 많았다. 내년에는 더 쉽지 않은 경쟁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자극이 많이 되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안주할 수 없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쉼없이 달려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