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최고의 발로란트 프로팀으로 발돋움했던 젠지. 분명 경기 전 분위기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낸 2024년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측과는 정반대였다. 젠지가 ‘숲 발로란트 리그(이하 SVL)’ 결승전에서 미국 NRG e스포츠에 셧아웃으로 완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젠지는 15일 오후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SVL NRG와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3(4-13, 11-13, 4-13)으로 완패 당했다. 대회 2위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상금은 1만 5000달러(한화 약 2154만 원).
우승을 차지한 NRG는 상금 2만 5000달러(한화 약 3590만원)와 우승컵을 수여받았다.
자신들이 선택한 1세트 ‘어비스’부터 젠지가 체면을 구겼다. 다전제에서 가장 중요한 서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젠지는 미국 NRG e스포츠에 내리 여덟 라운드를 내주는 완패로 고개 숙여야 했다.
수비로 전반전에 나선 젠지는 피스톨라운드와 2라운드를 연달아 전멸과 스파이크 설치를 허용하면서 내줬다. 3, 4라운드를 따라잡은 뒤 5라운드 패배 이후 6라운드를 쫓아가면서 3-3으로 초반 분위기를 팽팽하게 유지했다.
하지만 7라운드부터 한 순간에 무너졌다. 이후 여섯 라운드를 내리 패하면서 전반전을 3-9로 밀린 채 끝낸 젠지는 공격으로 나선 후반전에서도 피스톨라운드를 내줬다. 15라운드를 만회했지만 끝내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1세트를 4-13으로 내주고 말았다.
0-1로 밀린 2세트가 이날 결승전의 백미였다. 1세트와 달리 2세트 젠지의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수비로 먼저 임한 전반전에서 피스톨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상대 스파이크를 해체하면서 2-0으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NRG가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선 3라운드부터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3라운드를 만회하면서 추격에 돌입한 NRG는 내리 다섯 번의 라운드를 잡아냈다. 2-5로 역전을 허용한 젠지가 8, 9라운드를 승리하면서 4-5로 쫓아갔으나, NRG는 세 번의 라운드를 연달아 가져가면서 전반전을 8-4로 앞선채 마무리했다.
4-8로 후반에 돌입한 젠지는 8-12 상황에서 뒷심을 이끌어내며 11-12 한 점차이 까지 격차를 좁혔지만 24라운드 상대 방어를 돌파하지 못하면서 2세트 역시 11-13으로 패하고 말았다.
힘이 다한 탓일까. 쫓아갔어야 할 2세트를 놓친 이후 젠지는 무력했다. 3세트 ‘어센트’에서 단 네 번만 득점에 성공한 젠지는 결국 4-13으로 패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SVL은 발로란트 e스포츠 상위 대회인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에 출전하는 인기 팀들을 포함한 총 8팀이 참가해 발로란트 팬들에게 다가오는 2025년의 양상을 미리볼 수 있는 대회 주목받았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