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 트윈스 보상선수 이적이 확정된 최채흥(29). 이제 옛 동료가 된 삼성 선수들은 하나 같이 그가 서울에서 11승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길 간절히 기원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지난 13일 오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좌완투수 최채흥을 지명했다. LG는 A등급 FA 최원태(2024시즌 연봉 4억 원)가 원소속팀 잔류가 아닌 삼성과 4년 최대 70억 원에 FA 계약하면서 보호선수 20명 외 보상선수(최채흥)와 보상금 200%(8억 원)를 받기로 결정했다.
대구상원고-한양대 출신의 최채흥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1차지명을 받은 좌완 기대주. 데뷔 첫해 8경기로 1군의 맛을 본 뒤 2019시즌 28경기 6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거쳐 2020시즌 팀의 토종 에이스를 맡아 26경기 146이닝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 커리어하이를 썼다.
그러나 영광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2021시즌을 26경기 5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4.56으로 마친 뒤 상무에 입대, 2022시즌 퓨처스리그 10경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79로 반등 계기를 마련했지만, 2023년 6월 전역 후 2020시즌의 폼을 되찾지 못했다. 2023시즌 15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6.68, 올해 14경기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6.30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고, 보호선수 제외에 이은 이적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찾아왔다.
LG는 최원태 보상선수로 최채흥을 지명하면서 “최채흥 선수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고, 2020년 선발투수로 11승을 올리며 본인의 실력을 증명한 선수다”라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2020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본인의 모습을 찾는다면 젊은 선수로서 팀의 국내선발 한 자리를 담당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삼성 선수들은 최채흥 이적 소식을 듣고 하나 같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동시에 최채흥이 LG에서 1차지명 좌완의 면모를 되찾길 기원했다.
최채흥과 2018년 삼성 입단 동기인 강민호(39)는 “최채흥은 삼성에서 뭔가 연결고리가 조금 얽혀있었던 거 같다. LG 가서는 그걸 잘 풀어서 좋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진심 어린 덕담을 남겼다.
최채흥의 뒤를 이어 토종 에이스 바통을 받은 원태인(24)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나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았던 투수라서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런데 또 LG에 가서 잘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최채흥은 2018년 삼성 1차지명, 원태인은 2019년 삼성 1차지명을 통해 나란히 라이온즈맨이 됐다. 원태인은 “(최)채흥이 형은 나한테 좋은 자극제였다. 2020년 당시 채흥이 형이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고, 내가 형을 따라잡으려고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성장할 수 있었다. LG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선배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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