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으나 보란 듯이 정규 시즌 2위에 등극했다. 아쉽게도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주장 구자욱과 강민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29경기에 나서 타율 3할4푼3리(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 OPS 1.044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강민호 또한 13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리(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48득점 3도루 OPS .861을 올렸다.
성적만 뛰어난 게 아니었다. 선수단을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들을 칭찬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1년 동안 주장을 맡으며 선수단의 중간 역할을 잘해줬다. 강민호는 베테랑으로서 분위기를 잘 잡아줬고 주장 구자욱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삼성의 명가 재건에 큰 공을 세웠던 구자욱과 강민호는 FA 류지혁의 삼성 잔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지난 16일 류지혁과 4년 최대 총액 26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합계 17억 원, 인센티브 합계 6억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충암고를 졸업한 뒤 2012년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류지혁은 1군 통산 953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9리(2402타수 646안타) 17홈런 266타점 396득점 81도루를 기록했다.
구단 측은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고 했다. 또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팀 내 중간 연령대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보여준 바 있다”고 덧붙였다.
류지혁은 계약 후 “삼성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고 기쁘다”면서 “(이적에 대한) 생각 자체를 (구)자욱이 형과 (강)민호 형이 원천 봉쇄 해줬다. 계속 같이 하자고, 꼭 필요하다고, 어디 가지 말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삼성 잔류 후 가족들이 가장 기뻐했다는 게 류지혁의 말이다. “아내가 제일 좋아하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이 또 파란색을 너무 좋아한다”.
류지혁은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아직도 한국시리즈에서 진 것을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우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과 4년 더 함께하게 된 류지혁은 “삼성에 남게 돼서 너무 행복하고, 팬 여러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해주시고 야구장 많이 찾아와주셔서 라팍에서 뛰는 모습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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