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에 대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7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유지된다.
FA는 17일(한국시간) 벤탄쿠르에 대한 7경기 출전 정지 징계에 대한 토트넘의 항소를 기각했다.
벤탄쿠르는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FA로부터 지난 달 징계를 받았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6월 발생했다. 당시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청받았다.
요청을 받은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손흥민의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발언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는 아시아인 외모를 비하하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그를 용서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인정했고, 이에 대해 사과했다.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형제고, 이 일로 인해 변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토트넘 역시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구단은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다양성과 평등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손흥민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느끼고 있으며, 구단은 이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FA는 조사에 착수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이 진행자를 비꼬기 위한 반어법이었다고 주장했으나, F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FA는 징계를 확정했다. 지난달 18일 "독립 규제 위원회는 벤탄쿠르에게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FA규정 E3를 위반한 혐의로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의무적으로 대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명령했다.
토트넘은 반발했다. 징계 소식을 들은 이틀 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의 징계에 항소했다"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인종차별 혐의에 대한) 기본 징계 기준은 6경기 출장 정지로, 토트넘은 '인종차별 가해 논란' 벤탄쿠르에 내려진 7경기 출장 정지 징계에 대한 항소를 통해 한 경기라고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토트넘의 속내를 분석했다.
그러나 징계 그대로 유지된다. FA는 토트넘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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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벤탄쿠르 / 손흥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SPN UK, 디 애슬레틱,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