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논란 속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권을 따낸 2034년 월드컵에서는 축구 팬들의 음주가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18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음주와 관련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고위 관계자들이 인터뷰를 통해 맥주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확실하게 언급했다.
사우디는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달리 고급 호텔에서도 알콜 판매가 금지돼 있다. 올해 1월부터 수도 리야드의 한 상점에서 외교관들에게 판매될 뿐이다. 그마저도 엄격한 통제와 할당량으로 제한된다.
FIFA 관계자들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타르는 경기장에서 맥주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개막 이틀 전 이를 전면 철회하면서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때문에 FIFA는 버드와이저의 모기업인 AB 인베브에 약 4000만 파운드(약 731억 원)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경기장에서는 오직 버드 제로(논알콜)와 청량음표만 판매됐다. 한 팬존에서만 한 잔에 12파운드(약 2만 원)짜리 맥주가 제공됐다.
일단 FIFA는 경기장 내 알콜 판매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10년 후를 고려할 때 팬존과 호텔에서 알콜 판매에 대한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사우디는 수도 도하에 여러 개의 펍이 있고 고급 호텔 안에서 알콜을 판매하고 있는 카타르보다 훨씬 보수적인 국가다.
또 FIFA 관계자들은 사우디 정부에 법 개정을 압박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리야드에서 판매되는 알콜은 주로 외교관들이 밀반입한 주류를 단속하기 위한 시도로 시작됐다. 알콜 합법화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FIFA는 지난 12일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는 2030년 월드컵은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한다. 월드컵 초대 개최국 우루과이까지 포함했고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서도 일부 경기가 열린다.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가 단독 개최한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여성과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카타르 때와 마찬가지로 사우디에서도 월드컵 경기장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가 비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FIFA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FIFA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4년 후원 계약을 맺고 3억 2000만 파운드(약 5849억 원)를 받기로 했다. 또 사우디 국부펀드는 FIFA 클럽 월드컵의 글로벌 TV 중계권에 8억 파운드(약 1조 4620억 원)를 지불했다.
한편 1986년부터 FIFA와 상업적 파트너를 맺고 있는 AB 인베는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을 연장한 상태다. 내년 클럽 월드컵도 후원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2034년 계획에 대해 명확하게 해달라고 FIFA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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