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상황이 좋다!".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민혁과 만난 적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은 지난 며칠 동안 시설들을 둘러보며 지냈다. 그는 우리가 그를 1월1일까지 등록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훈련하지 않을 것이지만, 지금 상황이 좋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나는 셀틱에서 아시아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일본과 한국 선수들을 크리스마스 전에 데려왔고, 특히 이 선수들이 경기장 밖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자신이 셀틱에서 아시아 선수들과 함께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토트넘 지휘봉을 잡기 전 셀틱에서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우승을 차지했고, 특히 2022-2023시즌에는 스코티시컵과 스코티시 리그컵까지 들어올리며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 시절 하타테 레오, 마에다 다이젠, 후루하시 교고를 지도한 바 있다.
한국 선수로는 수원 삼성 출신인 오현규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한 시즌 동안 같이 있었다. K리그의 2022시즌을 마치고 셀틱으로 이적한 오현규는 2022-23시즌 셀틱의 조커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말한 한국 선수가 바로 오현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렇게 하면(선수들이 현지에서 자리를 잡으면) 몇 주 후 등록할 때가 되면 이미 자리를 잡고 훈련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민혁을 보게 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또 "양민혁은 영어 수업을 몇 번 받았는데 정말 좋고, 이미 대화도 어느 정도 하고 있다. 그가 합류해서 정말 좋다"며 양민혁의 영어 실력이 준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토트넘의 캡틴이자 국가대표 선배 손흥민도 양민혁의 합류에 대해 기뻐했다.
손흥민은 스탠드다와 인터뷰서 양민혁에 대해 "부담을 주지 말아달라"고 팬들과 미디어에 당부했다.
양민혁은 지난 16일 오전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현지 매체들은 양민혁이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3번째 한국인이라고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양민혁은 국제 이적 승인과 함께 워크퍼밋(취업 허가)을 받게 된다.
강릉제일고에 재학 중인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1 강원 FC에 합류, 곧바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제주와 개막전에서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운 양민혁은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작성했다.
2라운드 광주 FC와 경기에서 득점포까지 가동한 양민혁은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우는 등 데뷔 시즌 38경기 동안 12골-6도움을 올렸다.
양민혁은 이런 폭발적인 활약 속에 지난 7월 토트넘과 계약,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제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토트넘 선수로 경력을 쌓게 된다.
손흥민은 10대인 양민혁에 대한 높은 기대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그는 마이키 무어와 비슷한 나이"라면서 "모두가 마이키를 좋아하듯 양민혁이 왔을 때도 그를 같은 방식으로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손흥민은 "양민혁은 K리그 첫 시즌에 12골과 많은 도움을 기록했다"면서 "밝은 선수이고 두려움이 없다"고 양민혁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손흥민은 "양민혁이 매우 밝은 선수라 그가 오는 것이 기대된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돕고 싶다"면서 "하지만 그에게 압박을 주지 말아야 한다. 축구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민혁은 출국 인터뷰에서 "손흥민 선수와 대표팀에서 만난 이후 따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은 없다"면서 "함께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경기를 뛸 것 같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얼른 합류해 토트넘서 제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 양민혁은 "아직 손흥민 선수가 어렵다. 그래도 친해진 다음에는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