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닝 크루'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 '러닝'이 유행하고 있다. 간단한 운동복 차림에 운동화만 갖추면 누구든지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러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닝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부상이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날 수 있다. 부상이 생기면 이를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로 정상 컨디션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재활의학 전문의인 유재욱 원장과 박명현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런콥 감독이 제안하는 '러닝의 올바른 자세와 부상 탈출'에 대한 내용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30대 여성 이모 씨는 3개월째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하여 매일 5km를 달리기를 시작했다. 어느 날 아침 그녀는 발뒤꿈치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고, 통증은 첫발을 내디딜 때 특히 심했다. 다행스럽게도 조금 걷다보면 통증이 점점 사라져서 낮에는 별로 불편하지 않은데, 아침이 되면 여지없이 발바닥이 아파서 다리를 절고 다닌다.
병원을 찾아 받는 진단은 ‘족저근막염(足低筋膜炎)’!
족저근막염은 말 그대로 ‘발바닥 아치를 지탱하고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걷거나 뛸 때 발의 아치가 탄력있게 스프링역할을 하면서 충격을 흡수하게 되는데, 너무 많이 달리다 보면 족저근막에 미세손상이 발생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 부위는 대부분 족저근막이 뼈에 붙는 발 뒷꿈치 안쪽이 흔하다.
임상적으로 족저근막염은 잘 낫지 않고 고질로 가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증상이 낮에는 완화되기 때문에 괜찮겠지 하고 무시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서 만성화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일단 달리기를 중단하고, 발바닥에 충격이 가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요즘 집들은 마루가 대리석이나 타일로 되어있어 매우 딱딱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밑창이 두꺼운 신발이나 슬리퍼를 신는 것을 추천한다. 급성기에는 냉찜질과 소염진통제 복용이 도움이 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앉은 상태에서 발바닥으로 테니스공이나 골프공을 굴리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은 결국 아킬레스건과 종아리 근육까지 이어져 있으므로 종아리 근육을 함께 스트레칭 해주면 더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달리기를 쉬면서 2~3주간 골프공 굴리기와 스트레칭을 하면 증상이 완화되는데 이때부터는 발바닥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시작한다. 다섯 개 발가락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은데 발가락으로 수건을 접어보자. 예상외로 발가락이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아 놀랄 것이다.
병원에서는 주로 체외충격파로 손상된 근막을 재생시킨다. 스테로이드를 직접주사 하는 것은 급성기에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근막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고질로 진행하기 쉬운 병이기 때문에 치료도 중요하지만, 발생 원인을 찾아 개선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1. 체중관리 : 과체중으로 인하여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체중을 3kg만 감량해도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2. 스트레스관리 : 평소 건강관리, 스트레스관리가 중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부신스트레스 증후군과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고, 수면 질이 떨어질 때 발생한다.
3. 평발교정 : 선천적으로 발이 평발이거나 요족인 경우 족저근막염에 취약하다. 이런 경우 본인에게 맞는 맞춤형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4. 러닝화 : 충격흡수 기능이 좋은 쿠션 러닝화로 훈련을 한다. 기록단축에 초점을 둔 탄력이 좋은 신발들은 그 만큼 충격흡수 기능이 떨어지므로 훈련 때는 피하고, 대회참가 때만 사용한다. 러닝화는 생각보다 수명이 짧다. 오래된 신발은 미련을 갖지 말고 교체한다.
5. 훈련양 조절 : 아무리 몸이 좋아도 매에는 장사 없다. 욕심을 내서 너무 많이 뛰면 다치게 마련이다. 일단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훈련을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과 치료 후에 점차적으로 훈련양을 증가시킨다.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박명현 런콥 감독 / 유재욱 재활의학과 전문의
/정리=홍지수 기자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