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이라는 폭탄 발언을 터뜨린 마커스 래시포드(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현실적인 이적지는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9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래시포드에게 사우디 프로리그(SPL) 5개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SPL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디오 마네(이상 알 나스르),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이상 알 이티하드) 등이 진출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기사에 따르면 래시포드를 노리는 SPL 구단은 알 이티하드를 비롯해 알 힐랄, 알 나스르, 알 아흘리, 알 카디시아 5개다. 일부는 보유 중인 외국인 선수를 정리해야 하지만 금전적으로는 충분한 상태다.
래시포드는 지난 16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원정 경기에서 명단 제외됐다. 맨유 신임 사령탑 후벵 아모림 감독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현지 매체들도 일제히 래시포드가 오는 1월 겨울 이적 시장 매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맨유 성골 유스 출신이지만 최근 결정력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래시포드도 맨유와 결별에 크게 미련을 두지 않는 모양이다. 래시포드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도전과 다음 단계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맨유와 결별 가능성을 감추지 않았다.
또 그는 "맨유를 떠날 때 나쁜 감정 없이 떠날 것"이라며 "맨유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모림 감독은 오는 20일 토트넘과 카라바오컵(EFL컵) 8강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래시포드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어제는 선수들이 휴가였다"면서 "그는 우리 선수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리는 래시포드와 함께 더 나아질 수 있다. 간단하다. 우리는 래시포드가 과거 보여줬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그것이 전부"라면서 "물론 그가 잔류하길 바란다. 이런 클럽에는 큰 재능이 필요하고, 그는 그런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칭찬했다.
래시포드는 토트넘 원정길에 동료들과 함께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매체들도 래시포드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을 비롯해 아스날, 파리 생제르맹(PSG), 바르셀로나,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도 후보 클럽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라이벌이 많은 같은 프리미어리그 구단으로 이적은 쉽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 게다가 32만 5000파운드(약 6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주급을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이 많지 않다. 그래서 완전 영입보다 임대를 통한 이적이 더 현실적이다.
사우디 클럽들이 달려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래시포드는 맨유와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아 최소 4000만 파운드(약 732억 원)의 이적료가 들 수 있다고 알려졌다. 사우디에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이다. 마침 사우디리그가 겨울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이기도 하다. 래시포드의 이적이 1월에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사우디행에 가장 큰 걸림돌은 래시포드의 마음이다. 맨유를 떠날 수 있다고 말했으나 토마스 투헬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축구를 원하고 있는 래시포드다. 여전히 유럽 축구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이다.
래시포드는 지난 3월 브라질과 경기를 뛴 후 잉글랜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에서 열린 유로 2024에 잉글랜드가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래시포드는 없었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원한다면 사우디로 가지 않고 유럽에 남아야 한다.
그렇지만, 리버풀, 맨시티, 아스날,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은 모두 래시포드 영입에 관심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결국 보기 좋게 결별할 수 있다고 큰소리는 쳤으나 현실은 사우디행 가능성만 높아지고 있는 래시포드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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