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는 선수가 쳤는데, 왜 단장이 “셀프 징계” 요청했을까…6개월 사이에 3차례 음주운전, 오죽 참담했으면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4.12.21 11: 41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또 음주운전 논란이 터졌다. LG 구단 내에서 올해만 3차례 음주운전 일탈이 일어났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2명의 선수가 음주운전으로 KBO 징계를 받았다. 지속적으로 재교육을 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했지만, 일부 선수가 사회적인 책임감을 망각했다.  
프런트 수장인 차명석 LG 단장은 스스로 구단 자체 징계를 요구했다. 얼마나 참담한 심정이었을까. 오죽했으면 사상 초유의 '셀프 징계'까지 나올 상황이다.
LG는 20일 오후 "김유민이 지난 17일 밤 11시 30분경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김유민은 19일 구단에 자신 신고를 했고, 구단은 사실 확인 후 즉시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단은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재발 방지책 및 선수단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차명석 LG 단장이 20일 구단 유튜브 방송에서 LG 선수들의 잇따른 음주운전 징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LG 트윈스 유튜브

LG는 사과문으로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LG 트윈스 구단 소속 김유민 선수의 음주운전 사실과 관련하여 팬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단은 선수단에게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자세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일어난 이번 사건에 대해 말할 수 없이 충격적이고 당혹스럽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구단은 그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으며 팬 여러분의 어떠한 비판과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철저한 반성속에 선수단 교육과 관리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재점검하여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로야구와 LG트윈스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전했다. 
LG의 사과문 발표가 나온 후 KBO는 신속하게 징계를 내렸다. KBO는 20일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LG 김유민에게 1년 실격처분 징계했다. 김유민은 지난 17일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고 면허취소처분 기준에 해당돼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1년 실격처분 징계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LG 김유민 / LG 트윈스 제공
차명석 LG 단장은 팬들에게 직접 사과했다. LG는 20일 저녁 유튜브 채널 ‘LGTWINSTV’를 통해 차명석 단장과 팬들이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 ‘엘튜브는 소통이 하고 싶어서’를 진행했다. 열흘 전부터 예정돼 있던 행사였다. 하필 이날 낮에 음주운전 논란이 터지면서, 차명석 단장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사과를 했다. 
차 단장은 “2군에 있는 김유민이 음주운전에 단속돼 징계를 받게 됐다. 구단의 단장으로서 너무나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팬 여러분 기대에 못 미치고 불미스러운 사건이 자꾸 나와, 팬들께 어떤 비난과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 단장은 “어디서부터 다시 해야할지, 저희 구단도 면밀하게 들여다 보면서 차후에 (음주운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더 힘을 쓰겠다. 한편으로는 단장으로서 너무나 죄송한 마음에 저도 구단에 자체 징계를 내려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저부터 반성하면서 팀은 조금 더 좋은 구단으로 갈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했다.
LG 최승준 전 타격코치 / OSEN DB
LG는 지난 7월 최승준 타격코치가 음주운전으로 팀을 떠나야 했다. 당시 최승준 코치는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경찰에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LG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승준 코치와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시즌 도중 1군 타격코치가 경질됐다. 한순간의 실수로 직장을 잃었다. 
그럼에도 LG 선수단 내에서는 지난 9월에 2번째 음주운전 사고가 생겼다. 
KBO는 지난 13일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LG 이상영에게 1년 실격처분 징계했다. 이상영은 지난 9월 14일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고 면허취소처분 기준에 해당돼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1년 실격처분 징계를 받는다. 이상영과 당시 동승했던 LG 이믿음(24)은 음주운전 방조 혐의에 대해 무혐의가 확정됨에 따라 별도의 징계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상영의 음주운전은 9월에 일어났지만, KBO 징계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이상영이 음주운전을 했고, LG 이믿음도 동승했다. 경찰은 이상영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고, 동승한 이믿음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함께 검찰로 사건을 송치했다. 
KBO는 이믿음의 법적인 처벌이 결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최근 검찰에서 이믿음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에 대해 무혐의가 확정되면서 이상영의 징계를 발표했다. 
LG 이상영 / OSEN DB
LG 구단은 이상영의 징계에 대해 "지난 9월 구단 소속 이상영 선수의 음주 사건과 관련하여 KBO의 1년 실격 처분 징계를 겸허히 수용하고, KBO의 이중 징계 금지 권고사항을 따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구단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선수단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 지나 또 김유민의 음주운전 사건이 일어났다. 매번 음주 사건이 터지면 구단은 사과문과 함께 고개 숙이고, 재발 방지에 노력을 한다. 그런데 구단의 노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선수들의 개인 사생활을 일일이 관리하기 힘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음주운전 사건이 계속 반복되자, 차명석 단장은 참담한 심정으로 구단에 자신의 징계를 내려달라고 자청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