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던 이가 빠지던 기분인 것일까. 지구 라이벌팀 거포의 이적에 LA 다저스가 더 흥분하고 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은 21일(이하 한국시간), 프리에이전트(FA) 1루수 크리스티안 워커가 휴스턴과 3년 6000만 달러(약 870억원)에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팀을 재편하고 있는 휴스턴이다. FA까지 1년 밖에 남지 않은 올스타 외야수 카일 터커를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 했고 FA가 된 알렉스 브레그먼을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터커를 내보내고 컵스에서 3루 자원 아이작 파레데스를 데려왔고 1루 자원 워커를 영입하면서 브레그먼과 재결합은 완전히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또 휴스턴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트레이드 매물로 올라온 골드글러브 단골 손님 놀란 아레나도를 영입하기 위해 접근했지만 아레나도가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영입 가능성이 사라졌다.결국 여러 활로를 모색한 끝에 워커를 영입했다. 2012년 드래프트 4라운드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된 워커는 통산 832경기 타율 2할5푼 720안타 147홈런 443타점 OPS .793의 기록을 남겼다. 2017년부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활약했고 2022년 36홈런, 2023년 33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뽐낸 바 있다. 올해는 왼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30경기 넘게 결장했지만 그럼에도 130경기 타율 2할5푼1리 120안타 26홈런 74타점 OPS .803의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1루수로서도 월등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3년 연속 내셔널리그 1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수비력을 뽐낸 바 있다.
그런데 워커가 휴스턴으로 이적하자 LA 다저스가 더 반기는 분위기다. 걱정거리가 하나 사라졌다는 것. 이유는 워커가 다저스 킬러이기 때문. 워커는 통산 다저스 상대로 90경기 타율 2할5푼(300타수 75안타) 27홈런 59타점 OPS .862의 성적을 남겼다.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구단이 바로 다저스였다. 커리어 전체 홈런의 18%가 다저스전이었다. 올해도 다저스 상대로 타율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 9홈런 15타점 OPS 1.265로 압도했다. 또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만 오면 유독 활활 타올랐다. 다저스타디움에서 통산 42경기 타율 3할4푼1리(138타수 47안타) 19홈런 32타점 OPS 1.184의 성적을 마크했다. 역시 애리조나의 홈이었던 체이스 필드(71홈런)를 빼면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구장이었다. 워커는 다저스 킬러 그 자체이자 다저스의 악몽이었다.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다저네이션’은 워커의 이적 소식에 반색했다. 매체는 ‘오랜 다저스의 킬러가 이적했다’라면서 ‘워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8시즌을 보냈고 라이벌 디비전에서 활약하는 동안 다저스를 벌벌 떨게 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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