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주장답게 남탓 좀 하지마라".
울버햄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9분 곤살루 게드스를 대신해 투입된 뒤 후반 추가시간 9분에 에 쐐기골을 터뜨렸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세메냐 쿠냐가 중앙으로 공을 내줬다. 이를 황희찬이 오른발 깔끔한 슈팅으로 연결해 시즌 첫 골이자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황희찬이 PL에서 득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지난해 리그에서 12골을 쏘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그는 올 시즌 발목 부상 등으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그러나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부임 뒤 계속된 교체 출전 속에 감각을 되찾았고, 첫 득점까지 올렸다.
22일 레스터시티를 3-0으로 꺾고 4연패에서 벗어났던 울버햄튼은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성적 4승 3무 11패(승점 15)를 기록하며 순위를 17위로 끌어올렸다.
한편 맨유는 공격의 핵심이자 주장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후반 2분 만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이를 놓치지 않은 울버햄튼은 후반 13분 마테우스 쿠냐가 오른쪽 코너킥을 그대로 골문 구석에 꽂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맨유가 만회골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막판 황희찬의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2-0 완패를 안았다.
이 패배로 맨유는 6승 4무 8패(승점 22)에 머무르며 14위까지 떨어졌다. 최근 토트넘과 리그컵에서 3-4로 진 것을 포함해 공식전 3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다.
리버풀 레전드 출신의 해설자 그레이엄 수네스는 이날 퇴장 당한 페르난데스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전히 주장 완장을 차고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없다"라면서 "경기력은 나쁘지 않지만 지금은 맨유의 골칫거리가 됐다"고 지적했다.
수네스는 "페르난데스는 울브스전 퇴장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정적인 태도를 꾸준히 보인다. 나쁜 선수는 아니지만 이번 시즌 보여주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심지어 페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12월까지 무려 3번이나 퇴장당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페르난데스는 맨유가 리버풀전서 0-7로 대패했을 때 수건을 던지고 팀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실력이 있을지라도 멘탈적으로 너무 약하다. 주장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가 없는 것처럼만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리버풀 주장 출신이던 수네스는 "솔직히 나는 현역 시절 내가 주장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화를 내거나 수건을 던진 적이 없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남탓을 하기 보다는 솔선수범해서 이끌어라'고 조언했다. 페르난데스도 그 말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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