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무대, 완전히 다른 결말이었다. 손흥민(32, 토트넘)과 황희찬(28, 울버햄튼)이 나란히 선발 출전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맞대결은 두 선수의 상반된 운명을 극명히 보여준 경기였다.
토트넘 홋스퍼와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치열한 공방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승점 24점(7승 3무 9패)으로 리그 중위권에 머물렀고, 울버햄튼은 승점 16점(4승 4무 11패)을 기록하며 강등권에서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64분간 활약하며 2번의 슈팅과 88%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으나 결정적 기회를 놓치며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이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슈팅이 울버햄튼 골키퍼 조세 사의 완벽한 선방에 막힌 장면은 경기를 뒤흔드는 분수령이 됐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의 부진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4점을 부여하며 "이번 경기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라고 혹평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페널티킥 실축은 자신감 부족과 피로를 드러낸 장면이었다"라며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익스프레스'는 더 강하게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생활이 끝나가는 걸까?"라며 선수로서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울버햄튼의 황희찬은 전반 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스 바깥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골은 황희찬의 2경기 연속 득점이자,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경기 후 황희찬은 지역 매체와 통계 사이트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으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의 선제골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라고 평가하며 "그의 감각적인 슈팅은 팀에 큰 힘이 됐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경기 중 울버햄튼이 황희찬에게 공을 연결하지 못하는 구간이 있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했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이날 패스 성공률 89%, 상대 박스 내 터치 3회, 볼 리커버리 4회 등 안정적인 기록을 남겼고, 평점 7점을 받으며 팀 내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손흥민은 결정적 실축과 함께 평범한 경기력을 보이며 혹평을 받았고, 황희찬은 한때 대한민국 대표팀 동료였던 손흥민을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의 부진은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토트넘 전체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핵심 자원들의 부상과 얇아진 스쿼드는 토트넘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팀의 주축인 손흥민도 체력적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울버햄튼의 황희찬은 팀의 상승세를 이끌며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체제 아래 황희찬은 경기력과 자신감을 회복하며 팀의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두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생활은 이렇게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손흥민이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황희찬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