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무슨, TOP 4가 목표".
맨체스터 시티는 29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에서 레스터 시티를 2-0으로 꺾으며 부진 탈출에 성공했다.
14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리스트를 3-0으로 제압한 이후 2무 2패의 부진에 빠졌던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5경기 만에 다시 승점 3점을 챙겼다. 맨시티는 현재 리그 5위(승점 31)로 올라섰지만, 1위 리버풀(승점 45)과의 격차는 여전히 14점으로 크다.
이번 경기는 맨시티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기이기도 했다. 핵심 선수들의 노쇠화와 부상 문제로 팀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부진은 팀 전체의 사기를 꺾었다. 특히, 팀의 공격을 책임졌던 엘링 홀란도 최근 4경기에서 침묵을 지키며 득점력 약화를 겪고 있었다.
이날 경기는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리그1의 트루아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브라질 출신 신예 사비뉴가 첫 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1분 맨시티는 필 포든의 중거리 슛이 레스터 골키퍼 스톨라치크의 선방에 막힌 공을 사비뉴가 빠르게 달려들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는 사비뉴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로 기록됐다.
후반 29분에는 사비뉴가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골문 앞의 홀란이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하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홀란은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리그 14호 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선두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17골)를 추격했다. 홀란의 득점은 팀의 부진 속에서 크게 웃지 못했던 그에게도 오랜만에 미소를 안긴 순간이었다.
이번 경기는 맨시티 감독으로서 펩 과르디올라가 치른 500번째 경기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 362승을 거두며 18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명장이지만, 최근 부진은 그에게도 낯선 경험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역전 우승 가능성에 대해 묻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실상 리그 우승 경쟁은 끝났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맨시티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선두 리버풀과 격차는 무려 14점 차이이기 때문.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미 우승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지만 FA컵과 TOP4 진입 등 다른 목표를 위해 싸우고 이겨나갸야 한다"라면서 "솔직히 이겨서 기쁘다기 보단 그냥 안도할 뿐이다. 그냥 '다행이다' 이 생각 밖에 안 든다"고 털어놨다.
겨울 이적 시장에 대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무조건 여러 포지션에서 보강이 필요하다. 건강할 때는 여전히 퍼포먼스가 나쁘지 않지만 주요 선수가 빠지면 힘들다"라면서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이 절실하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승리에도 맨시티의 경기력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점유율(46.64%)에서 상대보다 밀리면서 맨시티 특유의 축구가 구현되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솔직히 이상적인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승리가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야 한다"라면서 "에너지가 부족했지만 1월에는 달라지길 기원한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