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하던 김준일, 출전은 고작 6분... 그러나 경기 흐름 바꾼 베테랑의 가치 [울산톡톡]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12.31 23: 55

고작 6분 41초. 하지만 내용은 속이 꽉 찬 활약이었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3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농구영신 경기에서 88-81로 승리하면서 홈 3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현대모비스는 17승 7패로 선두 서울 SK 추격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농구영신 경기는 오후 10시에 시작해 농구장에서 새 해를 맞이하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행사로 농구 팬들의 새로운 연말 이벤트가 되고 있다. 2016-2017 시즌 처음 시작된 농구영신은 코로나로 개최디지 않은 2020-2021, 2021-2022 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히 매진되고 있다.

이날 울산동천체육관도 매진이었다. 4702명 매진 기준으로 4806명이 들어오면서 올 시즌 구단 최다관중 기록을 갱신했다. 사석 및 입석을 포함해서 동천체육관을 가득 채운 농구 팬들은 2024년의 마무리를 하께 하면서 농구영신이라는 이벤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직전 2023-2024 시즌 대구 원정에서 열린 농구 영신에서 90-83으로 승리한 모비스는 다시 한 번 웃으면서 제대로 가스공사 상대로 천적인 것을 보여줬다. 이날도 승리하면서 가스공사 상대 홈 8연승(2022년 12월 10일 ~2024년 12월 31일)을 질주하는데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전형적인 이번 시즌 내내 보여주는 흐름대로의 경기를 했다.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는 경기력의 업앤다운이 쿼터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좋을 때는 집중력을 보이면서 쉽게 달아났으나 나쁠 때는 어이 없게 턴오버를 저지르면서 무너졌다.
경기 전 조동현 감독은 이번 시즌 유독 접전이 많다는 질문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자신감과 방심이 공존하는 것 같다'고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 경기도 비슷했다. 1쿼터 빠르게 달아났지만 2쿼터, 3쿼터 초반 연이은 턴오버로 상대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10점 차이까지 벌리고는 느슨해진 모습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지 못한 것이다. 
이날도 비슷했다. 그러나 해결사가 있었다. 바로 베테랑 빅맨 김준일.  칭원 LG를 떠나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이후 김준일의 폼은 내심 하락세였다. 직전 시즌은 39경기 11분 14초 출전에 평균 4.1점에 그쳤다. 이번 시즌은 더욱 심했다. 아예 주전 경쟁서 밀려 5경기셔 8분 29초 출전 3.8점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경기 전 조동현 감독은 최근 길게 기용되던 신민석 대신 김준일을 통해 가스공사를 괴롭히겠다는 플랜을 공개했다. 이게 기가 막히게 통했다. 김준일은 중요한 승부처서 가스공사에 찬물을 끊는 역전슛과 블록을 작렬했다. 
10점 차 넘게 리드를 벌렸던 모비스는 3쿼터 종료 7분 25초를 남겨두고 신승민에게 2점을 허용하면서 50-50으로 따라 잡혔다. 그러자 조동현 감독은 함지훈 대신 김준일을 투입했다. 이 카드가 통했다. 김준일은 50-52점으로 뒤진 상황서 정확한 슈팅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여기에 이우석의 패스를 받아 재차 2점 슈팅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여기에 가스공사의 신승민이 역습을 시도하자 정확한 블록슛까지 성공시키면서 경기의 키맨 역할을 해냈다. 
여기에 가스공사가 다시 59-58로 경기를 뒤집은 상황에서 이대헌 상대로 결정적인 스틸을 해낸 이후 정확한 패스로 프림의 역전 슈팅을 이끌었다. 리드를 찾은 모비스는 내리 8점을 성공시키면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말 그대로 결정적 승부처에 빛난 활약이었다. 6분여라는 짧은 시간에 4득점 2리바운드 2도움이라는 알토란 같은 기록을 남기면서 이날 김준일이 보여준 활약은 현대모비스에 큰 힘이 됐다. 이 경기가 부진하던 김준일의 이번 시즌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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