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그답지 않게 난동부리지 않는 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게 가장 논리적 결과로 보인다."
손흥민(33)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기도, 다년 계약을 맺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2025년 자유 계약(FA) 선수가 되는 유명 선수들을 나열하며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했다.
올 시즌 토트넘의 가장 큰 이슈는 주장 손흥민의 재계약이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뛰어왔지만, 2025년 여름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
하지만 여전히 재계약 소식은 없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신분이 되기에 1월 1일부터 해외 팀들과 자유롭게 사전 협상이 가능하다. 이미 토트넘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협상 테이블을 펼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
이 때문에 많은 소문이 생겨났다. 이전부터 손흥민을 노려왔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이고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연결됐다. 스페인 3대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까지 등장했다.
영국 '더 선'도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의 체류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하지만 그의 최근 폼, 특히 울버햄튼전 '충격'으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할 수 있다"라며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케인이 손흥민을 바이에른 뮌헨에서 환영할 것이라고 밝힌 걸 들으면 손흥민의 최선의 선택을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내다봤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토트넘의 계약 1년 연장 옵션 발동이다. 여기엔 손흥민의 동의도 필요없기에 토트넘이 옵션을 활성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24년이 끝나도록 아무 움직임이 없자 이제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자연스레 손흥민이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도 커지고 있다. 영국 '풋볼 런던'은 "아마 손흥민과 토트넘은 함께한지 10년이 된 시점에서 헤어질 것이다. 아마 토트넘의 연장 옵션 발동 없이 여름에 팀을 떠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첼시에서 활약했던 토니 카스카리노 역시 "손흥민의 미래에 주목해야 된다. 이대로면 그가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손흥민의 현재 경기력과 클럽의 대응을 고려했을 때, 토트넘이 그를 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빙 레전드' 손흥민을 홀대하는 토트넘을 향한 비판도 나왔다. 토트넘 스카우트 출신 브라이언 킹은"손흥민의 재계약 문제는 서너달 전에 해결되었어야 한다. 말도 안 된다. 그는 토트넘에 커리어를 바친 수준 높은 선수다. 손흥민이 입단한 이후로 그보다 더 헌신한 선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최근 손흥민의 플레이를 보면 그의 마음이 아직도 100% 토트넘에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내가 그라면 굉장히 화가 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지금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 그가 토트넘에서 몇 년 동안 뛰었는가? 그리고 손흥민은 첫날부터 사실상 스타였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ESPN은 손흥민이 토트넘과 1년 더 동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 구단 입장이 비교적 여유롭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계약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가 없었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있다. 특히 손흥민은 2025년 여름 토트넘에서 10년을 채울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ESPN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자질과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 이 때문에 손흥민을 주장으로 만드는 게 그의 첫 번째 활동 중 하나였다"라며 "하지만 손흥민은 오는 7월 만 33세가 된다. 속도와 날카로운 움직임에 의존하는 그의 신체적 수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일단 1년을 더 시간을 끌면서 손흥민과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ESPN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319경기에 출전했고,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의 인색한 성격을 고려할 때 손흥민이 그답지 않게 난동을 피우지 않는 한 옵션을 발동하고 다음 시즌 상황을 검토하는 게 가장 논리적 결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매체는 "손흥민에게 부상 문제가 추가되기 시작했지만, 30대 중반을 앞둔 윙어에게는 다소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출전할 수 있다면 그의 플레이는 여전히 보기 즐겁고 도움이 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많은 슛을 성공하며 더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패스를 뿌린다. 그는 북런던에서 또 한 해를 보낼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결국엔 손흥민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거나 토트넘을 크게 압박하지 않는 이상 뒤늦은 1년 연장 옵션 발동이 유력하다. 당연히 손흥민에게 유리한 결과는 아니다. 그로서는 토트넘과 다년 계약을 맺거나 FA로 빅클럽에 이적하는 게 더 좋은 방안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리버풀의 동갑내기 윙어 모하메드 살라는 언론을 활용해 재계약 여론을 만들어냈다. 물론 올 시즌 26경기에서 20골 17도움을 터트리고 있는 점도 큰 영향을 끼쳤겠으나 결과적으로 2년 재계약이 유력한 상황. 계속해서 말을 아껴온 손흥민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식으로든 토트넘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할 생각이라고 해도 이렇게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주장 손흥민의 거취를 정해두는 게 팀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토트넘 팬들도 같은 생각이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은 계약 상황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가에 대해 기뻐하지 않을 것 같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클럽의 아주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이 점은 손흥민의 미래가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가 최근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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