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키드' 양민혁(19, 토트넘 홋스퍼)이 영국 현지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그가 티모 베르너(29)와 브레넌 존슨(24)을 대신해 기회를 받을 수 있으리란 전망도 나왔다.
'TBR 풋볼'은 3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이미 1월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진지하게 흥분시킬 수 있는 '잠재적 슈퍼스타'를 영입했다"라며 "토트넘은 2월 3일에 해당하는 이적시장 마감일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양민혁을 안겨줬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지난 7월 강원FC와 340만 파운드(약 63억 원)의 이적료에 합의하며 양민혁 계약을 마무리했다. 그는 18세에 불과하고, 성인 무대에서 38회 출전이 전부다. 이를 고려할 때 대부분은 양민혁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않는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한국 17세 이하 국가대표 양민혁이 2024-2025시즌 토트넘의 부진한 시즌에 활력을 불어넣고, 몇 년 안에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양민혁은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3번째 한국 선수다. 그는 지난 7월 토트넘과 계약했다. 당시 토트넘은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다. 우리는 K리그1 강원FC 소속인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실 양민혁을 원하는 팀은 한두 곳이 아니었다. 김병지 강원 대표 이사에 따르면 최근 프리미어리그(PL)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빅클럽, 중위권 팀, 챔피언십에서 막 올라온 팀, 라리가 상위권 팀도 양민혁을 영입하고자 연락을 보냈다. 하지만 양민혁은 모두 '단칼에' 거절하고 토트넘을 택했다.
프로 데뷔 1달 만에 토트넘 입단 확정. 말 그대로 만화 같은 양민혁의 스토리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제주와 개막전부터 출전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다.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작성하기도 했다. 2라운드 광주전에선 직접 득점포를 가동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강원도 양민혁의 활약을 높이 사 일찌감치 프로 계약까지 체결했다. 2006년생인 그는 K리그 무대를 누빈 지 고작 3개월 만에 프로 신분으로 올라서게 됐다. 준프로 신분은 1년 유지되지만, 강원이 6개월 빨리 선물을 안긴 셈.
양민혁은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뒤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데뷔 시즌 38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올리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손에 넣었고, 시즌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토트넘에서 날개를 펼칠 일만 남은 양민혁. 그는 지난달 토트넘의 요청에 따라 영국으로 출국하면서 팀에 조기 합류했다. 그는 출국장에서 "개인적으로 얼른 합류해 토트넘서 제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라며 "아직 손흥민 선수가 어렵다. 그래도 친해진 다음에는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웃었다.
이미 토트넘에서 훈련 중인 양민혁. 그는 1군 등록도 앞두고 있다. 영국 'BBC'는 "양민혁은 이미 런던에 도착해 2주간 머물렀다. 그는 토트넘 훈련장 내에서 에이전트와 함께 지내며 구단이 준비한 피지컬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영어 수업도 받고 있다. 새해를 맞아 양민혁이 토트넘 등록과 함께 1군 데뷔 가능성을 앞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양민혁이 토트넘 명단에 등록된다면, 오는 4일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홈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탬워스와의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맞대결(12일)에 그가 나설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탬워스는 5부 리그 팀이다.
TBR 풋볼은 "양민혁은 이미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38경기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스스로 파이널 서드에 들어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PL를 소화하는 데 필요한 정신력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대를 걸었다.
김병지 강원 대표도 BBC를 통해 "양민혁의 창의력이 당장 PL의 자산이 될 거 같지만, 토트넘에서 필요한 수준의 체력을 키우고 높은 수준의 스프린트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그는 빠르고, 좌우에서 뛸 수 있으며 양발을 사용한다. 손흥민과 비슷한 점이 있긴 하지만, 득점보다는 크리에이터에 가깝다. 양민혁을 만나면 그가 겸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난 그가 침착하고 냉정한 사람이기 때문에 압박감을 느낄까 봐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양민혁은 이미 토트넘 쇼케이스도 마쳤다. 그는 지난해 7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 소속으로 토트넘과 맞대결을 펼쳤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날카로운 드리블과 센스 넘치는 패스를 선보이며 토트넘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양민혁이 터치 한 번으로 에메르송 로얄의 압박을 벗겨내는 장면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은 45분 동안 두 차례 좋은 순간을 보여줬다. 두 번 모두 공간을 찾아 돌파했다. 양민혁의 발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두 번째로 맞이한 찬스에서는 토트넘의 크로스바를 살짝 스쳤다"라며 "양민혁은 어느 발로든 수비수를 양방향으로 제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수비수에게 귀찮은 존재였다"라고 칭찬했다.
토트넘 팬들도 양민혁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대체할 자원을 데려왔다. 양민혁은 그레이와 베리발 같은 신입생과 같은 카테고리다. 물론 그가 곧바로 손흥민을 대신하진 않겠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분명히 팀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주 큰 이득이 될 수 있다"라고 환영했다.
TBR 풋볼도 "양민혁은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에메르송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토트넘 팬들은 그가 PL에서 무엇을 할 수 있으지 일찍부터 엿볼 수 있었다"라며 "양민혁은 두려움 없는 젊은 재능일 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하다. 베르너가 어려움을 겪고, 존슨이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포스테코글루는 양쪽 날개에서 한국의 '원더 키드'를 뛰게 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양민혁은 공격수로도 한 번 출전해 골을 넣었기 때문에 최전방 어디에서든 활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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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홋스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