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으로 지정된 병산서원 나무 기둥에 못질을해 뭇매를 맞고 있는 KBS 드라마팀 측의 과거 만행이 드러나며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3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에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이란 제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인은 "KBS 드라마 촬영팀이 문화재를 훼손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명백히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라며 "복구 절차가 협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문화재 훼손 자체가 법적으로 위반된 행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철저히 수사해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밝혔다.
특히나 고발인은 과거 KBS 드라마 제작팀이 2007년 드라마 ‘대조영’ 촬영을 위해 문화재인 문경새재를 훼손한 사실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KBS '대조영' 촬영팀 측은 전투 장면을 촬영하면서 깃발과 무기 등을 고정하기 위해 대못과 철사를 설치했다. 문제는 국가서적 제 147호인 문경새재 제1관문과 제2관문의 성벽과 기둥에 수십 개의 대못과 철사를 박고 그대로 방치됐던 것.
이에 KBS 측은 잘못을 인정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문경시 측에도 사과를 전했다.
하지만 재발은 방지되지 못했다. 민서홍 건축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경 병산서원을 방문했을 때 KBS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고, 항의하는 시민에게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허가받았다고 몇 번을 설명해야 하는거냐’고 답했다. 이에 민 건축가가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을 취했고, 담당자가 촬영 허가를 내준 사실은 있지만 나무 기둥에 못을 박았다는 사실은 그때야 파악해 철거 지시를 내렸다.
병산서원은 경북 안동시를 대표하는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중요 사적 중 하나다. 촬영을 위해 문화유산을 훼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지적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KBS 측은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 또한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소설 속 한 줌의 분량도 되지 않은 조연에 빙의한 주인공이 의도치 않게 소설의 남자 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펼쳐지는 아찔한 로맨스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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