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물밑 협상이 시작됐을까.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다시 한번 '스페인 거함' 바르셀로나와 연결됐다.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3일(한국시간) "데쿠 바르셀로나 디렉터가 다니 올모를 잊기 위해 6명의 이름을 제안한다. 바르셀로나는 올모의 이적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반년 만에 올모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여름 5500만 유로(약 843억 원)를 들여 올모를 영입했다. 그는 스페인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우승을 이끈 주역이자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만큼 팬들의 기대감은 엄청났다.
하지만 올모는 바르셀로나에 입단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바르셀로나의 재정난으로 선수 등록이 지연된 것. 그는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의 장기 부상 덕분에 어찌저찌 전반기 등록에는 성공했지만, 이 역시 2024년까지만 가능했다. 이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한 상황.
결국 라리가 사무국은 2025년 1월부터는 올모를 선수단에 등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올모가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올모 측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현실적으로 후반기 등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는 올모를 잃는 걸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은 올모를 다시 등록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가 이적료 없이 떠나게 될 위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데쿠는 올모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데려올 수 있는 몇몇 스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매체가 나열한 이름은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리로이 사네(바이에른 뮌헨) 등 소속팀과 계약 만료를 앞둔 스타들과 토니 페르난데스, 우나이 에르난데스 등 유스 선수들이었다.
공통점은 이적료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것. 더 브라위너와 살라, 사네 모두 현재 팀과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있지만, 결렬되면 공짜로 떠날 수 있다. 1군으로 콜업하면 되는 유소년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다.
명단엔 손흥민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엘 나시오날은 "손흥민은 1군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을 떠나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과 타이틀 경쟁을 보장하는 팀으로 이적할 계획"이라며 데쿠 디렉터가 손흥민 영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이 바르셀로나와 연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바르셀로나가 FA 신분이 될 손흥민을 노린다는 소문이 등장했다. 스페인 '엘 골 디히탈'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 방출을 고려하고 있다. 데쿠 디렉터는 이미 손흥민 영입 필요성을 플릭에게 전달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라고 주장했다.
'카르페타스 블라우그라나스' 역시 "손흥민과 계약은 매우 진전됐다. 데쿠는 손흥민이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내년 여름이 되기 전에 토트넘과 계약을 종료하길 희망한다"라며 "손흥민의 합류는 클럽의 새로운 사이클 시작을 의미할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수년간 재정적 문제를 겪은 끝에 다시 싸울 준비가 된 것 같다. 라 마시아의 유소년 선수들과 손흥민 같은 베테랑 선수들로 구성된 스쿼드는 필요한 모든 걸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지어 엘 나시오날은 손흥민이 바르셀로나에 자신을 역제안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는 "프리미어리그(PL)의 역사적인 스타이자 토트넘 레전드인 손흥민이 바르셀로나에 무료로 합류할 의향이 있다"라고 전했다.
당시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는 한지 플릭 감독의 지시에 따라 전면적인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그들은 내년 여름 럭셔리 보강을 얻을 수도 있다. 최근 정보에 따르면 토트넘의 역사적 인물이자 PL을 상징하는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이 바르셀로나의 일원이 되는 방안을 제안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손흥민이 정말 FA로 풀리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계약이 오는 6월 만료되는 건 맞지만, 토트넘 측에서 1년 연장 옵션을 갖고 있기 때문. 여기엔 손흥민의 동의도 필요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토트넘은 2024년이 끝나도록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이미 다른 해외 클럽들과 사유롭게 사전 협상이 가능한 몸이다. 계약 만료를 6개월 이하로 남겨둔 선수는 '보스만 룰'에 따라 소속팀의 동의 없이 협상에 임할 수 있기 때문.
결국 칼자루를 쥔 건 토트넘 측이다. 계산적이기로 유명한 다니엘 레비 회장이 뒤늦게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면서 손흥민을 묶어둘지 혹은 다년 계약을 제시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혹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고 싶어 한다면 레전드 예우 차원에서 FA로 놓아줄 경우의 수도 있다.
당연히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오랫동안 팀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 토트넘을 응원하는 영국 래퍼 AJ 트레이시는 "토트넘, 올바른 일을 하고 손흥민에게 새 계약을 줘라. 우리의 최고 선수이자 가장 충성스러운 선수인 그가 받을 자격이 있는 대우를 해줘라"라며 "손흥민이 우리를 위해 한 모든 일을 생각하면 그는 확실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커리어를 끝낼 권리가 있다. 그를 이런 식으로 보내는 건 옳지 않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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