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한 것은 MVP급 선수 2명을 보유하고도 에인절스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역대 최고의 완성형 타자라고 불린 마이크 트라웃과 투타겸업으로 야구계를 지배한 오타니 쇼헤이가 함께 뛰고 있었다. 이 기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 트라웃의 경우 2019년 12년 4억26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종신 계약이다.
그러나 오타니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만약 팀의 가을야구 진출이 불투명할 경우 오타니를 활용해 팀을 재건할 수 있었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2023년 기회가 있었다. 오타니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기에 앞서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선택지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지켰고 시즌 뒤에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오타니는 FA 자격을 얻은 뒤 옆동네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했고 오타니도 지키지 못한 에인절스의 결정은 최악의 선택이 됐다. ‘ESPN’은 10일(이하 한국시간), ‘2020년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별 최악의 실수’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게제하면서 오타니를 트레이드 하지 않은 당시 에인절스의 결정을 2020년대 최악의 실수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아르테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오타니를 트레이드한 구단주로 알려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오타니, 트라웃과 함께 우승하지 못한 구단주로 남게 될 것이다. 모레노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내린 결정을 팬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합리화 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모레노 구단주는 “팬들의 관점에서 보면, 티켓을 사서 경기를 보고 중계를 본다. 오타니는 특별한 선수고 경기에 뛰는 것을 보고 싶다. 우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오타니를 지키고 도전해보는 게 최선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당시 에인절스의 결정은 모험이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에인절스는 선전하고 있었다. 5할 승률 언저리를 유지하다 7월 첫 8경기에서 1승 7패를 당해 5할 승률이 깨졌다. 그러나 이후 4연승을 두 번이나 기록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했고 다시 희망이 생겼다.
결국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마운드에 루카스 지올리토, 레이날도 로페즈를 데려왔다. 랜달 그리척, C.J. 크론 등 타선까지 보강했다. 가을야구 도전의 의지를 다졌다. ‘ESPN’은 ‘오타니가 트레이드 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팬그래프에 따르면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6.7%였다. 약간의 행운이 따른다면 와일드카드를 따낼 가능성도 있었다’라고 설명하면서 ‘이 때까지 오타니의 팔꿈치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오타니를 지키고 포수 유망주 에드가 쿠에로를 보내고 지올리토, 로페즈를 트레이드 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소소한 보강을 시도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8월 시작과 동시에 거짓말 같은 7연패를 당했다. 오타니를 지키고 기껏 선수들을 데려왔는데 8월 한 달 간 8승19패에 머물며 가을야구 동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8월 24일을 끝으로 오타니는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지올리토, 로페즈, 크론, 그리척 등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데려온 선수들은 모두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매체는 ‘하지만 보강한지 일주일 만에 에인절스는 사실상 탈락했다. 7연패를 당하며 추락했다. 오타니는 팔꿈치 인대 파열로 시즌아웃됐고 지올리토는 6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6.89를 기록하고 방출됐다. 로페즈는 불펜에서 2패, 크론은 타율 2할, 그리척은 2할1푼6리에 그쳤다. 에인절스는 73승89패에 머물렀다’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만약 오타니를 트레이드 했다면 에인절스는 엄청난 유망주 자원을 얻어서 2015년 이후 한 번도 5할 승률을 넘지 못한 팀을 재건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며 ‘게다가 시즌이 끝나고 FA가 되면 오타니를 재계약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고 에인절스의 선택을 제대로 비판했다.
오타니를 놓친 후폭풍이 에인절스에 제대로 닥쳤다. 지난해는 63승 99패 승률 .389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꼴찌에 머물렀다. 그리고 1961년 창단 이후 구단 역사상 최악의 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오타니는 다저스로 이적한 뒤 팔꿈치 수술 여파로 투수로 등판하지 않았지만, 타자에 집중하면서 전대미문의 54홈런 59도루 기록을 남기면서 다시 한 번 만장일치 MVP에 올랐다. 그리고 에인절스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을야구를 경험한 뒤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