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많다고 공로상 NO"..'90세' 이순재 눈물의 첫 '대상'→'78세' 김용건 조연상[KBS 연기대상](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5.01.12 06: 49

배우 이순재가 데뷔 첫 대상을 품에 안았다. 90세 나이에 공로상이 아닌 대상을 거머쥔 그의 고군분투에 후배 배우들도 덩달아 눈시울을 붉혔다.
11일 오후 KBS2에서는 '2024 KBS연기대상'이 방송됐다. 장성규, 소녀시대 서현, 문상민이 진행을 맡은 이번 시상식은 지난달 31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 국가애도기간 여파로 인해 녹화 방송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날 대상의 주인공은 배우 이순재였다. 이순재는 12부작 드라마 '개소리'에서 경찰 은퇴견 소피(아리)와 사건을 해결하는 시니어벤져스로 활약해 화제를 모았던 바. 건강 악화 이슈 속에서도 '개소리'를 끝까지 마무리 지었던 이순재는 후배 배우들의 기립박수 속에서 데뷔 첫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용건과 최수종의 부축을 받고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박장범 KBS 사장으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박장범 사장은 "이 상을 드릴수 있어 영광"이라며 고개숙였다.
이순재는 "오래 살다보니까 이런 날도 있다. KBS가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게 1961년 12월 31일이다. 제 첫 작품은 '나도 인간이 되련다'였다. 선배님들 모시고 작은 역할이지만 했다. 그리고 쭉 KBS에서 활동하다가 TBC가 전속계약한다고 해서 건너갔다. 그 뒤 80년도에 다시 돌아왔고 KBS와 인연이 계속 됐다"고 KBS와의 오랜 인연을 전했다.
그는 "그후 많이 출연할 기회가 없었다. 어쩔수없었다. 숫자가 많으니 적절한 배역 없으면 출연 못하는건 당연하다. 그러나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하고 늘 준비하고 있었다"며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 받게 됐다. 제가 이 말씀 덧붙이는 이유는 그동안 대상 하게 되면 이순신 장군 역사적인 인물이었다. 최수종씨도 4번 씩 받았다. 얼마든 중복해서 줄수 있다. 미국에서 캐서린 헵번 같은 배우는 30대때 한번타고 60 이후에 세번 상을 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부 공로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60 넘어도 잘 하면 상 주는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조건으로 평가하면 안된다"며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들도 다 한몫했다. 파트마다 맡은 역할들이 있다. 이들이 최선 다했다. 제가 거제를 4시간 반이 걸린다. 이걸 20회 이상 왔다갔다 하며 찍었다. 다 마찬가지다. 그리고 내가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할 학생들이 있다. 제가 아직까지도 우리 총장님이 배려해서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도저히 (수업) 시간이 안맞아서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교수자격 없다'고 했느데 '걱정하지마라, 드라마 잘하시라'고 하더라.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 믿고 나름대로 최선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걸로 알겠다. 감사하다"고 눈물흘렸다.
또 이순재는 '개소리'가 탄생할 수 있도록 힘써준 제작자를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시작할때 아슬아슬했다. 어떻게 될건지 수많은 노심초사를 했을거다. 그런데 어려움 극복하고 KBS에서 문을 개방해줘서 오늘날 개소리가 전국에 들리게 됐다. 감사하다"며 박장범 사장에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러면서 "늦은시간까지 와서 격려해주신 시청자여러분, 집안에서 보고계신 시청자 여러분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를 지켜보던 함은정과 임수향 등은 덩달아 눈물 흘리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앞서 이순재는 베스트 커플상 수상 당시에도 애써준 제작진을 향한 감사인사와 함께 일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개소리'에서 호흡을 맞췄던 연우, 소피(아리)와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고 "한국 방송 역사상 이렇게 개와 사람이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건 최초일것 같다"는 장성규에 "요즘 한국가정 2/3는 개와 사람하고 커플이더라. 그래서 상당히 익숙해진 관계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드라마로서는 처음이다. 이번에 우리 소피는 전적으로 주연을 했다. 이 친구 역량이 없었으면 개소리가 짖다 말아버렸다. 내가 짖을뻔 했다"고 소피를 향한 '리스펙'을 건넸다.
그는 "변숙경 작가가 젊은 작가인데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를 보는것 같았다. 그만큼 미스터리에 재능 있는 작가로 보이고 감독은 말할거 없다. 여기 참여하는 모든 배우들도 이색적인 작품이라 뭔가 한번 해보자 이런마음으로 들어왔다. 여기 상타려고 시작한사람 하나도 없다. 이 이색작품을 어떻게 재밌게 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줄까 이런 시도를 우리가 힘합쳤다. 그래서 주조연이 없다. 파트마다 모두 주연이다"라며 "내가 여기 처음 나왔다. 이 무대에 대상 후보에 올라온게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이라고 해서 나가보면 한달전엔 대상인데 닷새 후에는 공로상이라고 하더라. 상이라는건 공정한 상이어야 탈수록 영예스럽고 보물이 되는거다. 앞으로 KBS가 '개소리'를 계기로 해서 그런 상으로 발전 했으면 감사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순재와 더불어 '개소리'에 함께 출연한 김용건도 78세의 나이에 KBS에서 두번째 조연상을 품에 안게 됐다. 그는 "저도 한 16, 17년 된것같다. 이자리에 한번 섰었다. '엄마가 뿔났다'에서 2관왕 했다. 장미희씨와 커플상 받고 연기상 받았다. 아마 조연상일거다.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배우가 작품을 만난다는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할 일이다. 저한테도 이런 좋은 기회 주신 '개소리' 제작진에게도 감사드리고 또 이 상의 수상의 기회 주신 KBS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사실 많은 동료배우들 후배들이 많다. 그분들이 실력이 모자라서 못하는건 아니다. 이순간에도 작품 기다리는 배우들이 많이 있다. 2025년에는 그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7개월여동안 서울과 거제를 오며가며 한편으론 제 건강도 체크해봤다. 차를 직접 운전하고 왕복 10시간씩 여러 날을 왔다갔다 했는데 아직은 ('개소리') 시즌2 해도 될것같다. 제작진 이용숙 대표님 변숙경 작가님 연출 맡은 김유진 PD님 스태프 한분한분 정말 애 많이 쓰셨다. 함께한 우리 배우분들 정말 감사드리고 애 많이 썼다. 특히 그 중심에는 이순재 선배님이 계셨다. 그래서 늘 든든하고 힘이 돼서 드라마를 잘 끝낸것 같다. 다시한번 이순재 선배님 건강 기원하고 정말 존경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인사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밖에 연우는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까지 받으면서 '개소리'는 4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이밖에 '다리미 패밀리'가 8관왕, '미녀와 순정남'이 7관왕으로 최다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편 '연기대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2024년 우리 곁을 떠난 별들"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2024년 세상을 떠난 故남궁원, 故오현경, 故남일우, 故권성덕, 故김동수, 故김수미, 故박지아, 故송재림 배우의 모습이 비춰졌다. 'KBS 연기대상' 측은 "당신이 보여준 연기에 대한 진심, 땀과 열정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자막으로 고인들을 추모했다.
이하 2024 KBS 연기대상 수상자
-청소년연기상 : '미녀와 순정남' 문성현, 이설아 
-신인상 : '멱살 한번 잡힙시다' 서범준, '결혼하자 맹꽁아' 박상남, '환상연가' 홍예지, '미녀와 순정남' 한수아
-드라마 스페셜상 : '사관은 논한다' 남다름, '발바닥이 뜨거워서' 오예주 
-작가상 : '다리미 패밀리' 서숙향 작가
-조연상 : '다리미 패밀리' 최태준, '개소리' 김용건, '미녀와 순정남' 윤유선
-우수상 일일드라마 : '수지맞은 우리' 백성현, '피도 눈물도 없이' 오창석, '수지맞은 우리' 함은정, '결혼하자 맹꽁아' 박하나
-인기상 : '함부로 대해줘' 김명수, '다리미 패밀리' 금새록
-베스트 커플상 :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임수향, '다리미 패밀리' 김정현-금새록, '수지맞은 우리' 백성현-함은정, '다리미 패밀리' 박지영-신현준-김혜은, '개소리' 이순재-소피(아리)-연우
-우수상 장편드라마 : '다리미 패밀리' 신현준, 금새록
-우수상 미니시리즈 : '환상연가' 박지훈, '개소리' 연우, '페이스미' 한지현
-최우수상 : '다리미 패밀리' 김정현,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 '다리미 패밀리' 박지영, '미녀와 순정남' 임수향
-대상 : '개소리' 이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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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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