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이 파리 생제르맹(PSG) 공격수 이강인(24)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자 한 영국 매체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33)과 충돌, 잠시 불편한 사이가 되기도 했던 이강인의 과거 갈등을 소재로 꺼내 들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12일(한국시간) '손흥민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나, 이제 아스날의 영입 대상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강인의 아스날 이적설을 다뤘다.
이 매체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따뜻한 성격 때문에 화려한 경력 동안 갈등이 거의 없었던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몇몇 특별한 경우 손흥민을 불편하게 했던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기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마존 프라임 다큐멘터리를 통해 손흥민과 탈의실에서 충돌했던 사실이 알려진 골키퍼 위고 요리스(LA FC)를 먼저 거론했다. 이어 손흥민이 주장으로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일어난 '탁구 게이트' 주요 당사자가 이강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아스날이 겨울 이적 시장에서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자, 경쟁 구도를 이루는 같은 국적의 토트넘 손흥민과 연결시킨 것이다. 대표팀 갈등에서 갈등을 일으켰던 둘이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팀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흥미롭게 본 것이다.
실제 손흥민과 이강인은 한국 대표팀의 동료이자 주축이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불화의 중심에 섰다. 팀 단합을 위해 마련된 식사 자리에서 이강인이 탁구를 치기 위해 일찍 일어난 것이 갈등의 원인이었다.
손흥민은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 때문에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대표팀 내 갈등 속에 한국은 요르단과 치른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2로 패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둘 사이의 갈등은 이강인이 손흥민을 영국 런던으로 직접 찾아가 사과하면서 해결됐다. 이강인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면서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손흥민 역시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서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감싸 안은 바 있다.
아스날이 이강인을 원하는 이유는 부카요 사카의 부상 때문이다. 사카는 지난달 22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그 17라운드 경기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아스날은 3월은 돼야 복귀할 수 있을 오른쪽 윙어인 사카에 대한 공백 때문에 이번 시즌 우승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고, 사카 자리를 이강인으로 메우려 한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리그 16경기 동안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 중 선발로 뛴 것은 9경기에 불과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들쑥날쑥하게 기용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이강인이다.
아스날 팬들은 이강인을 영상으로 확인한 후 특유의 창의적인 플레이와 빠른 돌파 능력을 주목하고 있다. 이강인은 측면 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형 미드필더로, 중앙 미드필더 등 다양한 옵션을 소화하고 있다.
이강인이 아스날로 향하게 되면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과 라이벌 구도는 더욱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과거 두 선수간 물리적 충돌이 재조명되는 만큼 '북런던 더비'를 더욱 뜨겁게 만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팬들도 마찬가지.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새로운 에이스 이강인의 개인 대결 구도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경기장에서는 물론 경기 외적으로 보여줄 둘의 만남은 계속 화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PSG는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의사는 없다. 이강인을 영입했던 이적료인 2200만 유로 이상을 아스날이 내놓는다면 몰라도 그 전에는 협상이 이뤄질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이스날이 꾸준하게 이강인을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이강인이 아스날로 향한다면 과거의 갈등과 함께 북런던 더비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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