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2, 바이에른 뮌헨)이 '영혼의 파트너'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을 극찬했다.
케인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레퀴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의 롤 모델과 공격수로서 갖는 득점 압박, 커리어 무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단짝' 손흥민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케인과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공격 듀오로 군림했다. 둘은 리그에서만 무려 47골을 합작하며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록바(36골) 듀오를 따돌리고 PL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웠다. 골 기록도 손흥민이 24골 23도움, 케인이 23골 24도움으로 딱 절반씩이다.
서로 득점왕 등극을 도와주기도 했다. 케인은 손흥민과 함께하면서 3차례나 PL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도 2021-2022시즌 23골을 터트리면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 부트를 수상했다.
8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케인과 손흥민의 인연은 2023년 막을 내렸다. 케인이 우승컵을 찾아 바이에른으로 이적한 것. 손흥민만 토트넘에 남아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고 있다.
케인은 그 뒤로도 손흥민과 호흡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3월 마인츠전을 마친 뒤 바이에른 동료 자말 무시알라에게 손흥민 같은 움직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시 케인은 "토트넘 시절에 항상 손흥민이 먼저 달려나갔다. 난 그를 보고 패스를 넣어줬다. 난 무시알라에게도 똑같이 움직이라고 말했다"라며 "오늘 무시알라가 뛰는 걸 보고 패스했다. 그 움직임을 많이 훈련했다. 내 인생 최고 어시스트 중 하나였다"라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케인은 레퀴프와 인터뷰 자리에서 다시 한번 손흥민과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난 손흥민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맞았다. 난 그가 최고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술적으로 언제나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라고 말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케인은 "하지만 우리의 호흡은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 왔을 때 다른 차원으로 발전했다. 그 전에는 역할이 더 확립되어 있었다. 난 9번 공격수였고, 손흥민은 왼쪽에 있었다. 우리는 이미 경기에서 서로를 잘 이해했지만, 무리뉴 감독 아래에서는 더 많은 공격 듀오를 형성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역할을 훨씬 더 많이 바꾸면서 거의 텔레파시로 연결된 사이를 만들었다. 한 번은 내가 최전방에 있었고, 다른 한 번은 내가 그에게 어시스트를 주기 위해 뒤로 물러났다"라고 설명했다.
케인은 바이에른에서도 손흥민 같은 듀오를 만들 수 있냐는 말에 무시알라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그런 호흡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난 이제 경기를 더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더 쉽게 연결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바이에른에서는 이미 무시알라와 함께 그런 모습을 순간 찾아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여전히 손흥민에 대한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케인. 이 때문에 손흥민은 최근 바이에른 이적과 연결되기도 했다. 케인이 그를 바이에른으로 데려오고 싶다는 발언을 꺼내면서 이적설이 불거진 것.
지난달 케인은 토트넘 선수 중 바이에른으로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토트넘 팬들이 이 대답에 별로 기뻐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손흥민을 택하겠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손흥민과 관계는 정말 좋다. 우리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친구가 됐다"라며 "내 생각에 우리는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독일에서도 관심이 폭발했다. 마침 손흥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 독일 'TZ'는 "케인의 생각은 터무니없는 게 아니다. 손흥민은 몇 년 전에도 바이에른과 연결됐다"라며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레버쿠젠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 그는 유창한 독일어를 구사하며 양발 능력을 갖췄기에 바이에른 공격진의 거의 모든 위치에서 뛸 수 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아벤트 차이퉁'도 손흥민이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이적시장에 나오면 꼭 영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내년 여름 손흥민은 바이에른이 최소한 영입 명단에는 올려야 할 이름이다. 특히 공격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네는 다시 한번 폼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계약 만료로 바이에른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토트넘이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설이 뜨거워지자 지난 7일 "손흥민의 계약이 연장됐다. 우리는 그의 계약을 2026년 여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발동하게 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연장으로 손흥민은 내년 여름 FA 이적이 불가능해졌다. 그는 바이에른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영입을 고려하고 있던 바르셀로나 이적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면서 FA 이적을 배제했다. 바르셀로나는 이제 2026년까지 계약돼 있는 손흥민을 주시하는 클럽 중 하나였다"라고 전했다.
다만 손흥민의 장기적인 미래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토트넘이 다년 계약을 제시해 그를 제대로 붙들어두는 대신 1년 연장 옵션만 활성화했기 때문. 당장 1년 뒤면 똑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ESPN' 역시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계약을 희망했다. 하지만 아무런 대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단순히 구단이 보유한 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양측 사이에 긴장감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을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브렌트포드 감독이었던 마틴 앨런은 "손흥민은 토트넘의 환상적인 선수였으며 모든 팀의 팬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에너지와 속도가 예전 같지 못하다. 당연히 그렇게 되면 토트넘이 그를 판매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앨런은 손흥민의 몸값도 평가절하했다. 그는 "올여름 손흥민은 훌륭한 커리어를 쌓은 뒤 토트넘이 이적을 고려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클럽이 그에게 관심을 갖는 것 같다"라며 "손흥민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는 아마도 1000만 파운드(약 180억 원)에서 1500만 파운드(약 270억 원) 정도의 선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크리스탈 팰리스 구단주였던 사이먼 조던도 손흥민이 지난 시즌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적설에 힘을 실었다. 그는 "손흥민이 건강한지 궁금하다. 참고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가 지난해 수술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지금 손흥민은 조연처럼 보인다. 아마도 100% 컨디션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 토트넘이 변화를 택할 때인지, 손흥민이 궤도를 벗어나진 않았는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뉴스' 역시 "손흥민은 다음 시즌에 남을 것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토트넘이 그의 계약을 연장하기로 한 결정을 다음 시즌 그가 클럽에 있다는 걸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클럽은 단지 그들의 자산을 보호하고, 올 시즌이 끝날 때 손흥민이 공짜로 떠날 수 없도록 지키고 있었을 뿐"이라며 손흥민의 미래는 알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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