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작은' 정우영(26, 우니온 베를린)이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정우영은 4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발목 수술을 받은 모습을 공개하며 "수술 잘 끝났습니다!! 이번 시즌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I‘ll be back"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대표팀에서 함께한 이강인과 설영우, 이태석 등이 응원 댓글을 남겼다. 우니온 베를린 구단 계정과 원소속팀 슈투트가르트 동료인 닉 볼테마데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에른 뮌헨 후배인 이현주도 독일어로 "얼른 낫자"라고 적었다.
정우영은 최근 안타까운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슈투트가르트를 떠나 임대로 우니온에 합류했다. 2023년 여름 슈투트가르트에 합류했지만,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우니온 유니폼을 입은 정우영. 그는 4라운드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는 등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로 침묵이 길어졌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았으나 좀처럼 공격 포인트와 연이 없었다.
그럼에도 정우영은 지난달 프랑크푸르트전에서 100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최근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꾸준히 선발 출격하며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시즌 성적은 23경기 3골 2도움. 우니온이 살아난 정우영의 활약을 보고 완전 영입을 고려할 가능성도 충분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지난달 30일 SC 프라이부르크와 경기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친정팀을 상대로 선발로 나섰지만, 경기 시작 4분 만에 왼쪽 발목이 꺾이고 말았다. 잠시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결국 정우영은 전반 8분 팀 스카르케와 교체됐다.
경기 종료 후 정우영은 목발을 짚은 모습이었다. 그는 원정석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목발에 의지해 절뚝거리며 걸었다. 동료의 부축이 필요할 정도였다.
슈테펜 바움가르트 우니온 감독은 "정우영은 불운하게도 발목을 삐었다. 목발을 짚고 나간다면 최상의 결과를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우영은 이대로 시즌 아웃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독일 '빌트'는 "프라이부르크전이 정우영의 우니온에서 마지막 경기였을까?"라며 "정우영의 우니온에서 시즌이 끝난 걸까. 최악의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이번 부상은 시즌 아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바움가르트 감독은 그가 곧바로 MRI 검진을 받을 것이고, 이후 출전할 수 있을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불안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매체는 지난 2일 "정우영의 시즌이 끝났다! 최악의 우려가 현실로 확인됐다. 정우영은 올 시즌 더 이상 우니온에서 뛰지 못하게 됐다"라며 "정우영은 왼쪽 발목에 심각한 인대 부상을 입었다. 이는 그가 우니온의 생존 싸움에서 빠지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수요일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전문의를 만나 수술 날짜를 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정우영은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난 모양새지만, 후반기 살아나고 있던 정우영으로선 너무나 아쉬운 부상이다. 특히 우니온 완전 이적도 불투명해지면서 미래를 알 수 없게 됐다. 슈투트가르트로 돌아가도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빌트도 "정우영은 이대로 우니온을 떠날 수 있다. 우니온은 약 600만 유로(약 95억 원)의 완전 이적 옵션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보드진이 그렇게 많은 돈을 쓰고 싶어 하는지 의문"이라며 "바움가르트 감독과 수뇌부는 정우영에게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수비 면에서 말이다. 그는 이제 목발을 짚고 우니온에 조용히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라고 짚었다.

정우영은 지난 2018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선택을 받아 인천 대건고등학교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윙어다. 유스 팀에 합류한 그는 빠르게 1군 데뷔전까지 치르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김민재보다 훨씬 빠르게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뛰며 한국인 1호 기록을 썼다.
이후 정우영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고, 바이에른 B팀 임대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21-2022시즌 프라이부르크에서 5골을 터트리며 눈도장을 찍었고, 2023년 여름 슈투트가르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정우영은 태극마크를 달고도 꾸준히 활약했다. 그는 지난 2021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2023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물론 정우영은 우니온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2024년 3월 이후 대표팀에서 비중이 적어지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긴 했지만, 출전하진 못했다.
후반기 활약으로 정우영이 다시 대표팀 2선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발목 수술로 인해 6월 A매치에도 함께하기 어렵게 됐다. 빌트에 따르면 그는 6주 정도 회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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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니온 베를린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