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험난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실정이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가 있고 다저스의 대항마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호시탐탐 대권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얕볼 수 없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샌프란시스코가 이들보다 경쟁력 있는 팀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의 출발은 훌륭하고 뜨겁다. 13승5패 승률 .722로 지구 2위에 올라 있다. 지구 1위 샌디에이고(15승4패 승률 .789), LA 다저스(13승 6패 승률 .684), 4위 애리조나(11승 7패 승률 .611)까지 모두 승률이 6할이 넘는 승률 인플레 속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생존 중이다.
이러한 상승세에 이정후가 있다. 미국 현지도 인정한다. 미국 ‘포브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 ‘샌프란시스코의 뜨거운 시작의 이유 중 하나는 이정후다’라는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같은 지구 라이벌인 다저스처럼 FA 시장의 최고 선수들을 사들이지 않았다. 윌리 아다메서, 저스틴 벌랜더와 같은 주목할 만한 영입이 있었지만 이들이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블레이크 스넬 등과 같은 급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라며 ‘하지만 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이정후를 잊었다. 잊었던 이유는 그가 첫 시즌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이정후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지난 2023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으로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던 이정후다. 매체는 ‘KBO에서 7년 동안 타율 3할4푼 출루율 4할7리 장타율 .491의 성적을 기록했다.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전하면서 ‘지난해 5월 왼쪽 어깨에 심각한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고 158타석 만에 시즌을 마감했다. 부상 이전의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3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OPS .641의 성적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이정후는 시즌 초반 대폭발하고 있다. 17경기 타율 3할3푼8리(68타수 23안타) 3홈런 14타점 19득점 OPS 1.042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 최다 2루타를 이정후가 기록 중이다. 매체는 ‘2025년 이정후와 팀 모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팀을 이끌고 있다’라며 ‘물론 시즌 초반이기에 이러한 성공을 섣불리 결론짓이 어렵다. 2024년의 부진 역시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이정후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면 어떤 선수가 될 수 있을까’라고 전했다.

이정후가 갖고 있는 재능을 언급했다. 매체는 ‘이정후는 전반적으로 꽤 고른 툴을 갖고 있다. 평균 이하의 배트 스피드가 약점이다. 하지만 타구를 맞히는 재능이 탁월하고 지난해 고전했을 때도 컨택 능력은 여전히 뛰어났다’면서 ‘수비는 최소 평균 이상의 중견수다. 그 이상일 수도 있다. 포지션에 비해 강한 송구 능력도 갖고 있고 스프린트도 평균 이상이다. 도루 전문 선수는 아니지만 기동성까지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수치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어깨 부상 이전 많은 타구를 맞혔고 라인드라이브와 땅볼의 강도도 괜찮았다. 하지만 플라이볼의 타구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대부분 시속 80~95마일 사이의 평범한 뜬공이었다. 39개의 뜬공 중 100마일 이상의 타구는 단 3개였고 최고 타구 속도도 104.4마일에 그쳤다’라며 ‘이대로면 시즌을 완주했더라도 2024년 성적은 연봉에 걸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다르다는 게 매체의 분석. 매체는 ‘2025년 라인드라이브 비율을 크게 상승했고 뜬공 비중도 낮아졌다. 이는 KBO 시절과 유사하고 이런 트렌드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플라이볼의 타구 강도가 달아졌다는 것이다. 물론 지속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평균 타구 속도가 약 5마일 증가해 93마일 가까이 되었고 플라볼 중 절반에 가까운 타구가 100마일이 넘었다. 그러나 최고 타구 속도는 104.5마일에 머물고 있다’라고 언급했다.매체는 이러한 수치들을 기반으로 ‘20홈런도 어려울 수 있다. 장타력 상승에 확신은 없다’라고 전하면서도 ‘타율 3할은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삼진과 비슷한 볼넷을 얻어낼 것이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공격 외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건강이 우려스럽지만 아직 유리몸이라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전했다.
매체의 결론은 ‘이정후가 있는 타선은 확실히 강해졌다’였다. 매체는 ‘현재 3번 타자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1번 혹은 2번에 더 어울리는 유형일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 타선 어디든 활용이 가능하다’라며 ‘이정후가 계약의 규모만큼 활약할 수 있을지는 건강함에 달려있지만 이정후는 안정적이고 꽤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선수이고 승리하고 싶은 욕구를 보여주는 선수’라며 이정후의 성향까지 분석해 성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연일 뜨겁다. 16~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17일에는 팀 승리를 이끄는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활약을 펼쳤다.이날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통산 104승을 거두고 지난 시즌이 끝나고 7년 1억72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애런 놀라를 상대했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부터 힘차게 달렸다. 1사 2루, 1볼 1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3구째 82.9마일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놀라의 2구째 84.4마일 커터를 잡아당겨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뽑아내 득점 기회를 창출했고 이후 맷 채프먼의 적시타 때 득점했다. 5-4로 달아나는 득점이었다.

6회 6-4로 앞선 1사 만루 기회에서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타점까지 기록하며 이날 대활약의 기세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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