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좋은 구위로 잘 던져주면 얼마나 좋아"…ML도 탐내던 '애증'의 1차지명, 다시 기회 잡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4.21 18: 42

“그 좋은 구위로 잘 던져주면 얼마나 좋아.”
지난 12일 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1차 지명 투수, 9년차 만년 유망주 윤성빈(26)은 비록 2군이지만 커리어에서 손 꼽을 만한 피칭을 선보였다. 윤성빈은 지난 12일 함평 KIA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2025 퓨처스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고무적인 것은 볼넷이 고작 2개 밖에 없었던 것. 그러면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154km까지 찍혔다. 평균 152km였다. 80개의 공 중 67개의 공을 패스트볼로만 구사하면서 힘으로 타자들을 찍어 누르는데 집중했다. 포크볼 7개, 슬라이더 6개를 곁들였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그 좋은 구위로 잘 던져주면 얼마나 좋아"…ML도 탐내던 '애증'의 1차지명, 다시 기회 잡을까

김태형 감독도 윤성빈의 투구를 보고 받았다. 김 감독은 “9년 동안 그렇게 던진 적이 몇번이나 있나. 팔의 위치도 또 높였더라. 팔 높이를 내렸다가 다시 높였다가 계속 한다”라고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래도 그 정도 구위를 가지고 이렇게 던져주면 얼마나 좋나. 일단 좀 더 지켜보려고 한다”라며 마음 한 켠의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 좋은 구위로 잘 던져주면 얼마나 좋아"…ML도 탐내던 '애증'의 1차지명, 다시 기회 잡을까
2017년 입단 이후 아직 이룬 게 없는 윤성빈이다. 반짝이던 시기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잠깐 반짝였을 뿐, 빛을 잃었다. 하지만 윤성빈이 거쳐간 모든 1군 감독들 모두 2m에 가까운 신장을 보유했고 150km대의 묵직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이 매력적인 조건을 지나칠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도 마찬가지다. 
결국 꾸준하게 던져야 한다. 김 감독의 말처럼 윤성빈이 2군이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피칭 내용을 선보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윤성빈은 한 번 더 해냈다. 19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6이닝 동안 1피안타 6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무려 103개였다. 볼넷은 다시 많아졌지만 그만큼 삼진을 잡아냈고 무엇보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았다. 
2군이라고 하더라도 유의미한 결과들을 거듭 만들어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이 연달아 호투를 펼치자 “2군에서 잘 던지다고 되는 게 아니다. 퀵모션이 커서 볼넷을 내주고 도루를 허용하고 패턴의 반복이었다”면서도 “그래도 계속 잘 던지면 써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그 좋은 구위로 잘 던져주면 얼마나 좋아"…ML도 탐내던 '애증'의 1차지명, 다시 기회 잡을까
일단 당장 선발진에 결원이 생겼다. 13일 사직 NC전 1⅓이닝 3피안타(2피홈런) 4볼넷 2탈삼진 6실점, 19일 대구 삼성전 1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1사구 7실점으로 연달아 무너진 김진욱이 2군으로 내려갔다. 당장의 김진욱의 대체 선발은 5선발 경쟁을 치열하게 펼쳤던 박진이 대신한다.
박진도 지난해부터 경쟁력을 보여준 바 있기에 선발로 정착하고 김진욱까지 정상궤도를 되찾는다면 예비 선발진까지 탄탄해진다. 그러나 일단 오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어린이날 포함 9연전이 예고되어 있다. 선발 한 자리가 반드시 필요해진다. 이 자리에 윤성빈이 들어갈 수 있다. 
최근 페이스로 봤을 때 2군에서 올릴 수 있는 대체 선발 1순위가 윤성빈이다. 윤성빈 포함해 이민석 이병준 한현희 등이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민석이 5경기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1(20⅓이닝 12자책점), 이병준이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8.10(20이닝 18자책점), 그리고 FA 선수인 한현희가 5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10(20이닝 18자책점)에 그치고 있다. 윤성빈의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3(14이닝 3자책점)에 모두 미치지 못한다. 
일단 윤성빈은 1군 김태형 감독의 레이더에 들어왔다. 만약 한 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콜업의 명분은 충분해진다. 팀의 상황도 마찬가지. 과연 윤성빈은 다시 한 번 찾아올 1군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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