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 안 섞인 아들을 유망주로 키워낸 ‘진짜 아빠’ 다르빗슈의 남다른 부성애
OSEN 백종인 기자
발행 2025.12.16 09: 49

[OSEN=백종인 객원기자] 이제 고교 3년생이다. 2007년생이니까, 18살이다. 우완 투수 하나가 화제다.
얼핏 평범해 보인다. 키는 6피트(약 182.8cm), 몸무게 180파운드(81.6kg)다. 뛰어난 체격은 아니다. 구속도 소름 끼칠 정도는 아니다.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최고 91마일(약 146.5km)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벌써 대학 진학이 결정됐다. 제법 괜찮은 UC샌디에이고(UCSD)에 입학하게 된다. 미국은 여름(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된다. 그러니까 일찌감치 합격 통보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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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간 학교 측의 말이다.
“그 친구는 예리함과 특별한 집중력을 가졌다. 변화구도 괜찮고, 무엇보다 야구에 관한 지능이 뛰어나다. 우리의 프로그램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다. 가능성이 충분하다.” (UCSD 야구팀 에릭 뉴먼 감독)
또 한 명의 코멘트가 있다. 실전을 직접 지켜본 누군가의 얘기다.
“괜찮은 피칭을 보여줬다. 타석에서는 안타도 쳐냈다. 양쪽 모두에 자질을 갖춘 것 같다. 무엇보다 아픈 곳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플레이하더라. 보기 좋았다.”
MLB 현역 투수의 다소 후한(?) 관전기였다.
그 역시 같은 샌디에이고 주민이다. 심지어 같은 집에서 산다. 아버지 다르빗슈 유(39)의 따뜻한 평가다.
18살 투수는 그의 아들이다. 다르빗슈 쇼에이라는 이름이다. 대학(UCSD) 야구부 사이트가 입학 확정 사실을 먼저 알렸다. 이어 카일 글레이서라는 야구 기자가 이 소식을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다르빗슈 쇼에이(아들) SNS
그는 소문난 다둥이 아빠다. 자녀가 7명이나 된다. 전처와 사이에서 두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지금 아내와는 4남 1녀를 키우고 있다. 쇼에이는 이 4남 1녀 중에 장남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 생물학적 아버지는 다르빗슈가 아니다. 어머니 야마모토 세이코가 전 남편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재혼하면서 새로운 가족을 갖게 된 셈이다.
조금 복잡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다르빗슈의 첫 번째 결혼 = 21세(2007년) 때. 부인 사에코(연예인). 4년간 아들 2명.
다르빗슈의 두 번째 결혼 = 30세(2016년) 때. 부인 야마모토 세이코(레슬링 세계선수권 4관왕). 슬하에 4남 1녀.
쇼에이의 친부 역시 운동선수였다. 일본 핸드볼 대표팀 주장을 지낸 나가시마 히데아키다. 아이가 5살 때 협의 이혼이 진행됐다. 이후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러다가 새아버지로 다르빗슈를 만나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많은 조언을 해준다. 공을 던지는 방법은 물론이다.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도 아끼지 않는다. 또 영양 관리의 중요성도 항상 강조한다.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려는 것처럼 열정적이다.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 (아들 다르빗슈 쇼에이)
당사자는 그런 말이 쑥스럽다. 괜히 아닌 척한다.
“사실 그렇게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가끔 경기장에 가서 게임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정도다.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아버지 칭찬을 하는 노련함은 나보다 나은 것 같다.” (아버지 다르빗슈 유)
1월 패션지 표지를 장식한 모델 도큐 렌. SPUR 재팬 SNS
아버지에게는 쇼에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들이 있다. 전처와 사이에서 난 도큐 렌이다. 한 살 적은 17살(2008년생)이다.
도큐(道休)라는 성은 어머니를 따랐다. 그는 패션모델로 활동 중이다. 올 1월 잡지의 표지 모델로 데뷔했다. 2월에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열린 패션 위크에도 모습을 보였다.
사실 공식적으로는 가족 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팬들이 찾아냈다. 도큐 렌의 SNS 팔로워 5만 명 중에서 다르빗슈와 사에코의 계정을 발견해 낸 것이다. 꾸준히 아들을 응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다르빗슈의 ‘아빠 역할’이 대단하다.
어찌 보면 복잡하기 짝이 없는 가족 구성이다. 전처가 키우는 아들이 둘이나 있다. 함께 사는 장남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하지만 걸림돌은 없다. 그런 속에서도 훈훈하고, 화기애애하다.
작년 10월의 일이다.
샌디에이고 그의 집에 ‘가족’이 모두 모였다. 전처와 두 아들을 초청한 것이다. 물론 지금의 아내와 4남 1녀도 함께했다. 그러니까 다르빗슈+전처+아내+7남매의 합숙이 이뤄진 것이다. 하루이틀도 아니다. 일주일 간의 알콩달콩한 동거였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런 멘션을 남겼다.
“얼마 전에 전처와 아들 2명이 샌디에이고에 놀러 왔다. 일주일 정도 머무르며 (지금) 아내와 4명의 아들, 딸 하나도 같이 있었다. (아이들이) 첫날부터 헤어질 때까지 함께 지내면서, 많은 추억이 생겼다. 정말 행복한 일주일이었다.”
게시물에는 사진 하나가 보인다. 아이들 일곱의 실루엣이 그려진 이미지다. “(지금) 아내가 만들어준 일생의 보물이다.” 아빠이자, 남편의 자랑이었다.
다르빗슈 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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