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은 없었지만, 존재감은 분명했다. 백승호(28, 버밍엄 시티)가 경기장을 지배했다.
버밍엄 시티의 백승호는 30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5-26 잉글랜드 챔피언십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백승호는 90분 내내 공수를 오가며 템포를 조율했고, 날카로운 킥으로 여러 차례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버밍엄은 1-1로 비겼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전반 막판에 나왔다. 전반 44분,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 백승호는 동료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직접 슈팅을 선택했고, 오른발에서 떠난 공은 빠르고 낮게 꺾이며 골문 상단을 향했다. 결과는 크로스바.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각도와 선택 모두가 백승호의 자신감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30/202512300937777745_6953201246c6c.png)
수치도 내용을 뒷받침했다. 백승호는 이날 2차례 슈팅을 시도했고, 패스 성공률 95%(35/37)를 기록했다. 크로스 4개 중 3개를 정확히 연결했고, 키패스 1개로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해냈다. 단순한 연결이 아닌, 전진과 선택이 살아 있는 플레이였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버밍엄은 후반 4분 필 노이만의 헤더로 앞서갔지만, 후반 26분 카메론 아처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놓쳤다. 이후에도 백승호의 세트피스를 중심으로 기회가 이어졌으나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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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평가는 분명했다. '버밍엄 메일'은 백승호에게 평점 8점을 부여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매체는 "백승호는 이번 시즌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제 기량을 발휘할 때 그는 챔피언십에서도 보기 드문 기술적이고 지능적인 선수"라며 "사우샘프턴전은 백승호의 최고 수준을 확인한 경기였다. 크로스바를 맞은 프리킥은 특히 아쉬웠다"라고 평가했다.
팀 상황은 녹록지 않다. 버밍엄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에 빠지며 8승 7무 9패(승점 31)로 15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에서 백승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분명한 신호였다.
이번 시즌 백승호는 챔피언십 23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 중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