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물’ 제작진, 김희애 발탁 이유.."울림을 줄 목소리 필요해" (일문일답)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6.03.04 16: 45

KBS 공사창립 대기획 4부작 다큐멘터리 ‘성물’의 제작진이 배우 김희애의 내레이터 섭외 이유부터 AI기술에 이르기까지, 약 2년이 넘는 제작기간에 걸친 비화를 전했다. 
KBS 공사창립 대기획 ‘성물’(프로듀서 김동일 이송은 김은곤)’은 1부 ‘언약’, 2부 ‘초대’, 3부 ‘말씀’, 4부 ‘마음’으로 엮어지며 세계 곳곳에서 저마다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각자의 종교를 통해 위로받고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조명한다. 수도권 시청률은 5.1%(닐슨코리아)까지 치솟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는 최근 5년간 KBS 대기획 다큐멘터리 중 최고 시청률이다.
‘성물’의 제작진은 “‘성물’을 매개로 믿음의 여정을 걷는 사람들을 조명해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속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찾고 싶었다”라며 기획의도를 전했다. 

시각장애인 수녀, 무슬림 청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 등과 믿음의 여정을 함께할 것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은 “적합한 주인공을 섭외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최소 3번 이상 촬영을 진행했다”며 기획의도에 맞는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물’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뒷얘기가 담긴 제작진과의 일문일답이다. 
Q. ‘성물’의 기획, 제작 의도를 설명 부탁드린다.
A. KBS 대기획 ‘성물’은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우리 사회를 위해 기획됐습니다. 수천 년 동안 종교는 고통받는 인간에게 위로와 희망의 존재였죠. 그리고 인간은 어떤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가난과 전쟁, 질병, 소외,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 등 예상치 못하는 상황에 내몰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의 순간에 마주하곤 합니다. 유한한 인간이기에 초월적 대상인 신에 의지하고, 신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신의 징표인 ‘성물’에 권능을 부여합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성물’을 매개로 믿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종교적 가치관은 다르지만,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속에서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찾고 싶었습니다. 
Q. 해외 촬영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제작비, 제작 기간 등이 궁금하다.
A. ‘성물’은 2024년 3월 KBS 대기획 공모에 당선돼 기획이 시작됐고, 2026년 KBS 공사창립일인 3월 3일 드디어 첫 방송을 시작하니 약 2년여의 제작 기간이 소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종교와 다양한 성물들을 담기 위해서는 해외 로케이션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필요했고, 마침 2024년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의 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받게 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내어주신 소중한 수신료의 가치를 생각하며 효율적인 비용 집행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Q. ‘성물’ 제작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
A.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해외 현지에서 저희 주제인 믿음과 관련된 휴먼 다큐멘터리에 적합한 주인공을 섭외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믿음을 굳건하게 가져가게 된 동기(고통)가 있어야 하며, 그러한 속마음을 제작진과 카메라 앞에서 꺼낼 수 있게 하는 것은 단시간에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희 주제를 잘 담아낼 수 있는 대상자를 찾기 위해 촬영 전 답사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섭외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죠. 그 과정에서 여러 번 주인공을 바꾸는 과정도 있었고요. 주인공과의 라포(신뢰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두 번 촬영으로는 어려워 최소 3번 이상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대기획이라는 특성상 타 프로그램보다 긴 시간과 비용과 관련된 제작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기획의도에 공감해 주고 열심히 촬영해준 촬영 감독과 스태프에게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Q. ‘성물’의 내레이터로 배우 김희애 님이 발탁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희애 배우가 이 다큐멘터리에 적합한 내레이터라고 본 이유는?
A. ‘성물’은 제작진의 주관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현장 관찰과 인터뷰로 구성된 휴먼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래서 원고도 최대한 감정에 대한 개입 없이 절제된 표현과 꼭 필요한 정보 위주로 구성이 됐습니다. 고통 속에서 신실한 믿음을 키워가는 주인공들의 사연을 더 깊이 있게 울림을 줄 수 있는 내레이션이 필요했고,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분을 찾는 과정에서 김희애 배우님이 적합하다고 생각해 내레이션을 요청드렸습니다. 
Q. 더빙 현장 분위기와, 직접 녹음에 나섰을 때 김희애 배우의 목소리는 어떠셨는지, 방송 전 살짝 밝혀줄 수 있나?
A. 무엇보다 저희 프로그램 취지에 깊이 있게 공감하셨고, 뜻깊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점에 대해 감사를 전했습니다. 미리 프로그램 영상과 원고를 숙지해 상황을 잘 이해하셨기에 더빙은 거의 NG 없이 진행됐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감정을 목소리에 잘 담아주셨습니다. 주인공들의 삶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깊이와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희망과 위로가 충분했습니다. 내레이션이 프로그램에 어떤 깊이를 줄 수 있는지는 직접 방송을 보시면서 듣고 느껴보시면 저희 제작진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성물’에는 최신 AI 기술이 적용됐다고 들었다. 위로의 메시지와 최신 기술이 어떤 식으로 조합됐는지 미리 알려준다면?
A. 제작진은 AI 기술이 제작자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했고, 촬영이 어려운 부분을 AI 기술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기술적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기존 고화(古畫)를 활용해 생성형 이미지를 만들어 쿠란이나 성경의 한 구절을 시각화했고, 촬영된 울림이 있는 영상들을 유화 형태로 바꿔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르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제작 초기부터 AI 기술을 활용한 많은 표현 방법을 고민했지만, 다큐멘터리로서 어디까지 AI 기술을 활용한 픽션이 허용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점점 더 사실보다 더 사실 같아지는 AI 생성형 영상들이 자칫 다큐멘터리의 본질을 왜곡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컸고, 저희는 휴먼 다큐멘터리 영역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전에 기반한 팩트를 시각화하는 정도에서만 최소한으로 AI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AI 기술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제작진들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AI 생성형 영상들이 발전해 리얼리티를 해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다큐멘터리의 본질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요. 
Q. ‘성물’ 4부작이 각각 어떤 메시지를 가졌는지, 시청자들을 위해 압축적으로 전달해달라.
A. 성물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징표이자 언약이었지만, 때로는 예수의 십자가 수난과 같은 고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신 초대의 징표였고, 말씀을 통해 인간의 삶 속에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이 주신 사랑은, 곧 우리 이웃들에게 전해지는 따뜻한 위로의 성물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하는 에티오피아의 가난한 소년의 기도에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더 밝은 빛을 찾은 이탈리아의 시각장애인 수녀의 기도에서, 가정과 학교에서 고통을 겪고 방황하는 한 무슬림 청년의 기도에서, 그리고 뜻하지 않은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린 아픔을 위로하는 유가족의 기도까지 이어지는 4편의 흐름 속에서 시청자들이 위무의 메시지를 받길 바랍니다. 
Q. ‘성물’ 4부작 방송 뒤,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듣고 싶은지? 
A.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라는 저희 프로그램의 모토처럼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들이 힘들고 지친 삶 속에서 어떤 희망과 위로를 찾을 수 있는 따뜻한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희애의 내레이션으로 함께할 KBS 공사창립 대기획 ‘성물’ 4부작은 3일 1부 ‘언약’ 편이 방송되며 막을 올렸다. 2부 ‘초대’는 오늘(4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이어 3월 5일(목) 오후 10시 3부 ‘말씀’, 3월 12일(목) 오후 10시 4부 ‘마음’을 KBS 1TV를 통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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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성물' 제공 (왼쪽부터 이송은 김동일 김은곤 PD),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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