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는 수험생처럼 ‘열공’했다...‘리타겟팅’ ‘강화학습’ ‘전신 제어 기술’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6.07.16 10: 35

결과만 보면 뭐가 그리 대단할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과정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월드컵 퍼포먼스 이야기다. 아틀라스로서는 모든 환경이 새로웠기 때문에 걸음마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아틀라스 월드컵 퍼포먼스 뒷이야기를 전하며 ‘리타겟팅 (Retargeting)’ 기법,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전신 제어 기술’의 진땀나는 학습의 결과였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아틀라스가 부린 재주를 되돌아보자. 

'아틀라스(Atlas)'는 미국 시간 5일, 뉴저지에 있는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전 하프타임 때 그라운드에 등장해 마치 사람 같은 행동을 했다.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구를 전달하고, 세계적 축구 선수의 세리머니를 흉내냈다. 
아틀라스는 후반전이 시작되기 직전, 선수 입장 터널에서 등장해 관중들을 향해 해리 케인, 엘링 홀란드, 마테우스 쿠냐, 손흥민 등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잠시 뒤에는 심판에게 경기구를 전달하며 후반전의 시작을 알렸다.
아틀라스가 사람이었다면 이슈도 되지 않았을 이 동작들은 수행하기 위해 아틀라스는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 못지 않은 맹훈련을 거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시간 15일, 보스턴다이나믹스가 SNS 채널에 ‘아틀라스(Atlas)’의 FIFA 월드컵 2026™ 하프타임 퍼포먼스의 개발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과 기술 블로그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월드컵 볼 전달 퍼포먼스를 위해 아틀라스를 훈련시키는 모습. /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채널
아틀라스를 곤란하게 한 것은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의 모든 환경 자체였다. 예측 불가능성으로 가득 찬 환경에 아틀라스 홀로 선 모습이라 상상하면 맞다. 
수만 명의 관중이 밀집된 월드컵 경기장은 통신 환경이 실험실과 달랐고, 뉴저지 스타디움의 잔디 구장도 아틀라스가 처음 경험하는 환경이었다. 일반적으로 아틀라스는 실내의 매끄러운 바닥에서 학습과 테스트를 반복했다. 축구 경기장의 잔디는 탄성과 마찰 계수가 일정하지 않아 발이 걸리거나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통신은 기존 와이파이 기반 통신을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 전용 통신 채널을 구축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강한 햇빛과 고온의 야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과 제어 기능도 개선했다.
잔디 구장 적응 문제는 아틀라스의 발과 잔디 표면 간 상호작용을 모델링하는 학습 방식으로 해결했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나믹스 연구소 인근 지역 공원 내 축구장을 빌려 훈련을 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월드컵 볼 전달 퍼포먼스를 위해 아틀라스를 훈련시키는 모습. /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채널
유명 축구 선수의 골 세리머니 동작과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동작을 위해서도 별도의 훈련을 했다. 이 동작들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종 환경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의 반응 속도와 균형 제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구체적으로 인간의 움직임을 로봇 신체 구조에 맞게 재구성하는 ‘리타겟팅 (Retargeting)’ 기법과 수천 개의 병렬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해 가며 동작을 배우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그리고 전신 관절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반응하는 ‘전신 제어 기술’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켰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 세스 데이비스(Seth Davis)는 영상에서 “월드컵과 같은 특별한 무대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실에 있던 로봇을 경기장 환경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로봇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외부 통신 환경, 지면 조건, 주변 사람과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아틀라스의 이번 월드컵 시연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향후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로봇 기술을 검증하는 과정과 직결된다. 축구공을 차거나 공을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전신 제어, 균형 유지, 환경 적응 기술은 향후 물체 운반, 부품 조작, 생산 작업 등 제조 현장에 요구되는 동작의 기반이 된다.
세스 데이비스 수석 매니저는 “아틀라스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로봇이 사실상 어떤 일이든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며 “로봇의 동작들은 사람을 위해 로봇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를 직관적으로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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