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에 자유의 여신상도 사라졌다…월드컵 결승, 98달러 열차·트럼프 경호까지 ‘삼중고’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19 00: 30

세계 최대 축구 축제를 마무리할 무대 위로 짙은 연기가 밀려왔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가 미국 뉴욕과 뉴저지 일대를 뒤덮으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을 준비하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개최 도시가 긴장하고 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우승을 다툰다. 예상 전 세계 시청자는 16억 명. 대회 최고의 흥행 카드가 완성됐지만, 경기장 밖 상황은 축제와 거리가 있다.
영국 ‘가디언’은 18일 뉴욕 일대의 대기 질이 주중 한때 ‘건강에 해로움’에서 ‘매우 해로움’ 단계까지 악화됐다고 전했다. 뉴욕시는 14일부터 16일까지 적색 경보를 내리고 시민들에게 야외 활동과 격한 운동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자유의 여신상이 연무에 가려졌고, 뉴어크 공항에서는 일부 항공편이 취소됐다.

축구 경기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퀸스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축구 고담FC와 워싱턴 스피릿의 경기는 주황빛과 갈색이 뒤섞인 하늘 아래 진행됐다. 주최 측은 대기 질이 나쁠 때 적용하는 규정에 따라 전·후반에 각각 두 차례 추가 휴식 시간을 줬다. 선수들이 물을 마시고 호흡을 가다듬는 장면이 경기의 일부가 됐다.
다행히 결승을 이틀 앞둔 18일에는 대기 상태가 나아졌다. FIFA도 주말에 추가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비 예보가 산불 연기를 씻어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결승 연기나 시간 변경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 대기 질 수치와 기상 변화에 따라 선수 보호 조치가 강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기후 문제는 이미 이번 대회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당시 엔소 페르난데스는 한여름의 고온과 습도를 두고 선수들에게 매우 위험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폭염에 산불 연기까지 더해졌다. 지붕이 없는 경기장에서 90분 이상 뛰어야 하는 선수들에게 공기의 상태는 전술만큼 중요한 변수가 됐다.
교통 대책도 만만치 않다. 결승 당일 경기장 주차장은 초청 인사와 귀빈 위주로 운영되고, 일반 관중은 제한된 철도와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뉴저지 교통당국이 제시한 왕복 열차 요금은 당초 150달러에서 보조금 적용 뒤 98달러로 내려갔다. 이동 시간은 약 20분이지만, 수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 대기 시간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20달러짜리 셔틀버스도 투입된다.
입장권을 손에 넣고도 경기장까지 가는 길이 또 하나의 비용이 된 셈이다. 출발 시간과 보안 검색, 경기 뒤 귀가 인파까지 고려하면 관중의 하루는 킥오프 훨씬 전부터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석은 경호와 도로 통제라는 과제를 더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지상 동선이 추가되면 뉴욕과 뉴저지의 교통 부담은 더 커진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시상식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결승전의 주인공은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지만, 킥오프 전까지 시선은 하늘과 도로에도 향한다. 산불 연기, 비, 이동 대란, 대통령 경호가 한날에 겹쳤다. FIFA가 준비한 화려한 피날레는 공기와 교통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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