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아무도 원치 않는 주인공이 됐다.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그를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4-1-2-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알렉스 바에나-미켈 오야르사발-라민 야말, 파비안 루이스-다니 올모, 로드리, 마르크 쿠쿠레야-에므리크 라포르트-파우 쿠바르시-페드로 포로, 우나이 시몬이 선발 출격했다. 프랑스를 무너뜨린 4강전과 똑같은 라인업이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지휘하는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훌리안 알바레스-리오넬 메시, 니코 곤살레스-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엔소 페르난데스-로드리고 데 폴, 니콜라스 탈리아피코-리산드로 마르티네스-크리스티안 로메로-곤살로 몬티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결승전을 앞두고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미 16강에서 탈락한 지 오래인 미국의 국가가 가장 먼저 연주된 것. 이유는 오직 개최국이라는 사실 하나뿐이었다. 심지어 이번 대회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개국이 공동 개최했으나 미국의 국가만 울려 퍼졌다.
킥오프를 앞두고 국가 연주가 끝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대형 전광판에 등장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선 곧바로 야유와 휘파람, 조롱 섞인 함성이 터져나왔다. 적으로 만난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팬들이 이때만큼은 한 마음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경기장에 도착했으며, 킥오프 전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상공을 선회하기도 했다. 그의 참석에 맞춰 연방 요원과 지역 경찰, 민간 경비업체가 약 2년 동안 준비한 대규모 경호 작전도 펼쳐졌다.
영국 '미러'는 "트럼프가 또 한 번 스포츠 현장을 찾았다. 그는 뉴욕에서 열린 FIFA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했지만,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팬들은 그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양 팀 팬들은 잠시 라이벌 관계를 잊고 함께 야유했다"며 "트럼프의 참석에 따른 보안 조치가 시행되면서 기술적인 문제까지 겹쳐 많은 관중과 취재진이 입장에 지연을 겪었다"고 짚었다.

이번 결승전은 미국 내 최고 수준인 '레벨 1 특별 행사'로 지정됐다.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정연설과 같은 수준의 보안이 적용됐으며 F-16 전투기와 군 저격수, 수천 명의 FBI 요원이 경기장과 주변 영공을 경계했다.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는 비행금지구역도 설정됐다.
백악관은 트럼프의 참석이 이번 대회의 성공을 상징하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참석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를 기록했고, 가장 안전했으며, 가장 성공적인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미러는 "열성적인 월드컵 팬들은 미국이 개최국이기는 하지만 결승에 진출하지도 않았는데 미국 국가가 연주된 것에 의아함을 나타냈다"며 "한 팬은 '트럼프가 징크스로 미국을 탈락시켰음에도 결국 미국 국가는 연주됐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종료 후 FIFA 회장 잔니 인판티노와 함께 우승팀 주장에게 월드컵 트로피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도 첼시의 우승 세리머니에 함께하며 비판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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