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9, 인터 마이애미)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스페인이 페란 토레스(26, 바르셀로나)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월드컵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스페인은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4-1-2-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알렉스 바에나-미켈 오야르사발-라민 야말, 파비안 루이스-다니 올모, 로드리, 마르크 쿠쿠레야-에므리크 라포르트-파우 쿠바르시-페드로 포로, 우나이 시몬이 선발 출격했다. 프랑스를 무너뜨린 4강전과 똑같은 라인업이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지휘하는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훌리안 알바레스-리오넬 메시, 니코 곤살레스-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엔소 페르난데스-로드리고 데 폴, 니콜라스 탈리아피코-리산드로 마르티네스-크리스티안 로메로-곤살로 몬티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스페인이 시작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초반 흐름을 가져왔다. 첫 슈팅도 스페인의 몫이었다. 전반 5분 야말이 수비에 굴절된 공을 놓치지 않고 따내며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은 다시 수비 발에 걸리면서 골키퍼에게 쉽게 잡혔다.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활용한 뒷공간 침투를 노렸다. 하지만 미리 골문을 비우고 있던 시몬이 빠르게 뛰쳐나와 걷어냈다.
이후로도 스페인이 공을 쥐고 경기를 주도했다.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10명 모두 중앙선 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반대로 아르헨티나는 메시까지 내려오면서 실점하지 않는 데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슈팅조차 나오지 않았다.
스페인이 오랜만에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39분 중앙에서 원터치 연계로 공간을 만든 뒤 오야르사발이 왼발로 골문을 겨냥했다. 그러나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으면서 마르티네스 품에 안겼다.

부상 악재가 아르헨티나를 덮쳤다. 전반 44분 리산드로가 갑자기 주저앉은 뒤 벤치를 향해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통증을 느낀 그는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1988년생 베테랑 센터백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급하게 투입됐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막을 내렸다. 아르헨티나는 45분 동안 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일단은 실점하지 않으면서 후반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인도 점유율은 높았으나 촘촘한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무리하게 공략하진 않으면서 슈팅 3개에 그쳤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르헨티나 벤치가 움직였다. 스칼로니 감독은 곤살레스를 불러들이고 레안드로 파레데스를 투입하며 중원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파레데스는 투입되자마자 신경전에서 상대를 밀치는 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3분 몬티엘을 대신해 나우엘 몰리나를 넣으며 우측면에도 변화를 줬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해서 스페인이 주도했다. 그럼에도 결정적인 장면은 없었다.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몸을 아끼지 않으며 모든 슈팅을 막아냈다.

답답함을 느낀 스페인은 후반 17분 오야르사발, 루이스를 빼고 페란 토레스와 페드리를 투입했다. 후반 19분 올모의 아크 정면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코너킥을 얻어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어진 코너킥 공격들도 무위로 돌아갔다.
스페인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2분 야말이 우측면에서 수비 둘 사이를 돌파한 뒤 툭 찍어서 크로스했다. 이를 토레스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게 잡혔다.
아르헨티나가 또 한 명의 수비수를 부상으로 잃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직전 로메로가 주저앉은 것. 결국 스칼로니 감독은 데 폴과 로메로를 불러들이고, 파쿤도 메디나와 줄리아노 시메오네를 넣으며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스페인 역시 후반 30분 올모와 바에나를 대신해 미켈 메리노와 니코 윌리암스를 투입하며 골을 노렸다.
스페인의 슈팅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후반 32분 쿠바르시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과 36분 라포르트의 헤더 모두 마르티네스에게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윌리암스의 슈팅도 크게 뜨고 말았다.

후반 종료 직전 대형 변수가 터졌다. 이미 경고가 한 장 있던 페르난데스가 쿠바르시를 향한 위험한 도전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한 것.
하지만 끝까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에 나온 야말의 위협적인 왼발 프리킥도 마르티네스가 몸을 날려 쳐냈다. 결국 양 팀은 연장전에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가리게 됐다.
안 그래도 90분간 슈팅 0개에 그친 아르헨티나는 연장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연장 전반 3분 윌리암스에게 결정적 헤더를 허용했지만, 마르티네스가 겨우 막아냈다.
스페인이 마침내 골망을 흔들었으나 반칙으로 취소됐다. 연장 전반 6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윌리암스가 빈 골문에 밀어넣었다. 그러나 앞선 장면에서 메리노가 아르헨티나 수비의 발을 밟았기 때문에 득점 인정되지 않았다. 연장 전반 13분 메리노의 헤더도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연장 후반 1분 마침내 첫 골이 터졌다.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윌리암스가 머리로 떨궈줬다. 뒤로 흐른 공을 토레스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스페인의 이번 경기 20번째 슈팅이었다. 실점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리며 좌절했다.
아르헨티나가 마지막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연장 후반 15분 회심의 크로스는 스페인 수비가 걷어냈고, 추가시간 시메오네의 슈팅은 높이 뜨고 말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스페인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이로써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는 쪽은 스페인이 됐다. 지난 2010 남아공 대회에서 처음으로 챔피언이 된 지 16년 만의 성과다. 특히 2007년생 야말은 생애 첫 월드컵 출전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며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을 키우게 됐다.
반대로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하던 아르헨티나는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준결승전까지 무려 19골을 터트리며 올라온 아르헨티나지만, 결승전 90분간 슈팅 0개라는 대회 최초의 굴욕적인 기록을 쓰고 말았다. 마지막 순간 너무나 허망하게 끝난 메시의 라스트 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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