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매끄럽고 아름답고 짠물이었다"...메시의 아르헨티나 무너뜨린 완성형 챔피언 스페인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20 07: 38

리오넬 메시(39, 인터 마이애미)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스페인의 우승을 바라봤다. 반대편에서는 라민 야말(19, 바르셀로나)이 생애 첫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 시대가 저무는 무대에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스페인은 2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던 스페인은 16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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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은 연장 후반 1분 나왔다. 페드로 포로가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보냈고 니코 윌리암스가 머리로 공을 떨어뜨렸다. 뒤에서 기다리던 페란 토레스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아르헨티나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이 시도한 경기 20번째 슈팅이었다.
스페인은 결승전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 높은 위치에서 강하게 압박했고 공을 빼앗긴 뒤에는 곧바로 상대의 전진을 차단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까지 자기 진영으로 내려와 수비했지만 공격으로 전환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정규시간 90분 동안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10개의 슈팅을 막아내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으나 스페인의 공세를 끝까지 견디지는 못했다.
영국 'BBC' 해설진도 스페인의 우승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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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공격수 크리스 서튼은 "제대로 말하자. 최고의 팀이 이겼다. 이번 대회 최고의 팀이 우승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스페인을 두고 "가장 매끄럽고, 가장 부드러우며, 가장 인색한 팀이었다(The slickest, the silkiest, the stingiest)"라며 "경이적인 팀이다.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인색하다'는 표현은 상대에게 실점과 기회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스페인은 아름답게 공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았다. 상대가 공을 잡을 시간과 공간까지 빼앗았다. 화려한 패스와 드리블로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수비에서는 빈틈을 내주지 않았다.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골키퍼 폴 로빈슨도 "스페인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동안 단 한 골만 허용했다는 사실은 이 팀의 수준을 보여준다. 오늘 스페인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나은 팀이었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단 1실점만 내주고 정상에 올랐다. 공격의 유려함과 수비의 견고함을 모두 갖춘 완성형 팀이었다.
그 중심에는 야말이 있었다. 2007년 7월생인 야말은 19세의 나이로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곧바로 우승을 경험했다. 결승전에서도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며 아르헨티나 수비를 끊임없이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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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말은 후반 22분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빠져나온 뒤 토레스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전달했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골문을 노렸다. 두 장면 모두 마르티네스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스페인의 공격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 중 하나였다.
야말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어린 유망주를 넘어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공교롭게도 야말이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결승전 상대는 메시의 아르헨티나였다.
야말은 어린 시절부터 메시와 비교됐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 '라 마시아'에서 성장했고 왼발을 사용하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라는 점도 같았다. 좁은 공간을 빠져나오는 드리블과 동료를 살리는 패스 능력에서도 메시를 떠올리게 했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두 선수의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
메시는 자신의 34번째 월드컵 경기에 나섰지만 스페인의 압박에 고립됐다. 경기 초반 20분 동안 공을 단 두 차례만 터치했고 정규시간에는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아르헨티나가 실점한 뒤에야 메시에게 공이 모이기 시작했다. 메시는 연장 후반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미켈 메리노가 얼굴로 막아냈다. 마지막 코너킥도 동점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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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메시는 그라운드에 앉아 스페인 선수들의 환호를 바라봤다. BBC는 "메시가 경기장에 앉아 주변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응시하고 있다. 위대한 선수를 세계 무대에서 보는 마지막 순간이었을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라고 전했다.
메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오랜 염원이었던 우승을 차지했다. 4년 뒤 다시 결승까지 올랐지만 두 대회 연속 정상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반대편에서는 자신보다 스무 살 어린 야말이 세계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메시가 월드컵 트로피 없이 경기장을 떠났던 2006년, 야말은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다. 이제 메시는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을 마쳤고 야말은 첫 번째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야말의 발롱도르 경쟁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월드컵 우승이라는 가장 강력한 이력까지 더했다.
다만 스페인의 우승은 야말 한 명이 만든 결과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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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야말의 창의성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로드리와 파비안 루이스, 다니 올모가 경기를 통제했고 쿠쿠레야, 쿠바르시, 라포르트, 포로가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교체 투입된 페드리와 윌리암스가 흐름을 바꿨고 토레스가 마지막 한 방을 책임졌다.
어린 재능과 경험 많은 선수, 선발과 교체 자원의 경계도 크지 않았다. 누가 출전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다.
가장 매끄럽고, 가장 아름다웠으며, 상대에게는 가장 인색했던 팀.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멈춰 세운 스페인이 다시 세계 축구의 정상에 섰다. 그 선두에는 이제 막 첫 월드컵을 마친 19세 야말이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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