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대가를 고스란히 치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1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결과를 반영한 남자 축구 세계 랭킹을 발표했다. 한국은 종전 25위에서 무려 7계단 떨어진 32위에 자리했다. 2021년 12월 33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랭킹 포인트도 크게 깎였다. 한국은 월드컵 전 1591.63점에서 32.91점을 잃어 1558.72점으로 내려앉았다. 한 경기 승리로 쌓은 점수보다 멕시코와 남아공에 당한 두 차례 패배의 손실이 더 컸다. 조 편성 당시 내세웠던 ‘역대급 꿀조’라는 말은 순위표 앞에서 더 쓰라려졌다.

스페인이 왕좌를 되찾은 것보다 한국의 추락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A조에서 체코를 2-1로 꺾었으나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0-1로 패했다. 1승 2패로 조 3위에 머문 뒤 48개국 체제에서 주어진 상위 3위 팀 진출권에도 들지 못했다.
특히 남아공전은 비기기만 해도 32강 진출 가능성이 열리는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은 주장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한국은 끝내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얻은 승점은 3, 넣은 골은 2골에 그쳤다.
같은 아시아에서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일본은 한 계단 오른 17위로 아시아 최고 자리를 지켰다. 이란은 22위, 호주는 28위에 올랐다.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가운데 4위로 밀려났다. 일본과의 차이는 15계단까지 벌어졌다.

한국을 탈락시킨 남아공은 6계단 오른 54위가 됐다. 개최국 멕시코는 4계단을 뛰어 10위에 진입했다. 한국의 두 차례 패배가 상대에는 도약의 발판이 됐고, 한국에는 순위 급락으로 돌아왔다.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은 아르헨티나를 끌어내리고 1위를 탈환했다.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은 결과가 그대로 반영됐다. 아르헨티나는 2위로 내려갔고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3, 4위를 유지했다. 브라질은 5위로 한 계단 올랐다.
스페인은 이번 산정 기간에 121.17점을 더해 전체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었다. 반대편에는 파나마가 있었다. 파나마는 60.75점을 잃고 10계단 내려간 44위가 됐다. 월드컵 104경기가 각국의 위치를 한꺼번에 뒤흔들었다.
모로코의 상승도 눈에 띈다. 월드컵 8강에 오른 모로코는 역대 최고인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포르투갈은 두 계단 내려간 7위, 벨기에는 8위, 네덜란드는 9위에 자리했다. 독일은 12위로 밀려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가장 크게 오른 팀은 노르웨이다. 8강까지 진출한 노르웨이는 12계단을 뛰어 19위가 됐다. 반면 튀니지는 12계단 하락한 57위로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월드컵에서 살아남은 팀과 조기에 짐을 싼 팀의 희비가 숫자로 갈렸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57위로 시작해 독일을 잡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로 상승세를 탔다. 이번에는 조별리그 탈락과 감독 사퇴, 협회 책임론에 랭킹 추락까지 한꺼번에 겹쳤다.
FIFA의 다음 남자 랭킹 발표일은 10월 7일이다. 새 감독 선임과 대표팀 재정비가 늦어질수록 32위라는 숫자를 되돌릴 기회도 줄어든다. 일본 17위, 한국 32위. 북중미에서 벌어진 차이가 세계 랭킹에 그대로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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