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들어오기 애매하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타자의 역사는 이대호라는 이름으로 귀결된다. 2002년 입단해 2011년까지 활약했고 이후 일본에서 4년, 미국에서 1년 등 해외 리그에서 5년이나 보냈지만 타격 관련 누적 기록 대부분을 이대호가 갖고 있다. 최다 경기(1971경기), 최다 안타(2199안타), 최다 홈런(374개), 최다 타점(1425타점) 기록은 모두 이대호의 차지다.
이 중 최다 안타 기록의 경우, 올 시즌을 기점으로 최상단의 이름이 바뀔 가능성이 높았다. 현재 롯데 ‘최고참’이면서 강민호(삼성), 손아섭(두산) 등 또래의 선수들이 떠나는 과정에서도 팀에 남아 프랜차이즈 스타 지위를 획득한 전준우가 올해는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해까지 2056안타를 기록하고 있던 전준우는 144안타를 더 때려낼 경우 이대호를 뛰어넘어 롯데 프랜차이즈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가 될 수 있었다. 지난 2년 간 부상으로 각각 124안타, 120안타 씩을 기록했던 전준우였지만 몸 관리만 잘 한다면 144안타는 때려낼 수 있는 노익장의 힘이 있었다. 실제로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지난 2년의 과오를 발판 삼아서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불혹이라는 나이가 걸렸지만 전준우라는 선수의 꾸준함을 생각하면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 9타점의 활약을 펼치며 올해 기대감을 높였고 시즌 첫 3경기에서도 홈런 포함 12타수 5안타로 활약했다. 그런데 전준우의 올 시즌 활약상은 그 뿐이었다. 부활의 기미가 보이던 경기들이 있었지만, 그 흐름이 꾸준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올해 6월 3일부터 12일까지, 그리고 일주일 만인 19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전준우는 다시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부상이 아닌 사유로 한 달 넘게 2군에 머물고 있는 것도 전준우 커리어에서 손에 꼽을 일이었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1군 성적은 52경기 타율 2할2푼5리(178타수 40안타) 2홈런 13타점 12득점 OPS .567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타격감을 조율하고 있다. 20경기 타율 3할5푼7리(56타수 20안타) 2홈런 16타점 OPS .929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는 4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고 2경기는 멀티히트였다. 타점은 10개를 쓸어 담았다. 그러나 후반기가 시작되고도 전준우는 콜업 순번에서 밀리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육성선수 출신 조민영이 먼저 1군에 올라왔고 19일 경기를 앞두고는 윤동희와 나승엽 등 젊은 선수들이 1군을 먼저 밟았다. 전준우에게 기회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의 콜업 여부에 대한 질문에 “좀 더 지켜보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 이 1군에 올리려면 누굴 빼야 하는데 그게 애매하다. 지금 더 지켜보고 있다”라고 짧게 말했다. 전준우 레벨의 선수에게 2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당장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정도의 감각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현재 한동희가 맡고 있고 외야진 한 자리를 책임지기에는 나이와 수비력이 걸림돌이다. 대타 자원으로도 가능성을 타진해야 하지만 현재 1순위 대타는 노진혁이고 적재적소에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현재 벤치 자원인 손호영 김세민 정대선 김동혁 박승욱 등은 모두 스페셜리스트이면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최고참, 그리고 주장이다. 언젠가 전준우가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언제 올 수 있을지 기약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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